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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비티, Win or die [D:PICK]


입력 2024.11.07 08:26 수정 2024.11.07 08:5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최종 무대 만 앞둬

크래비티(CRAVITY)의 여정은 긴 밤 묵묵히 길을 찾아가는 과정과도 같았다. 그들이 엠넷 '로드 투 킹덤: 에이스 오브 에이스'(이하 '로드 투 킹덤')에서 보여준 무대는 단순히 화려한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그 무대는 고난과 승리의 결실이자, 그들 스스로 정면으로 맞서 싸운 길이었다.


처음 크래비티가 에이스 평가전 무대에 섰을 때, 그들은 최하위라는 벽을 마주해야 했다. 이에 팀전 무대에 정식으로 오르지 못했다. 다른 팀들이 조명 아래서 찬란하게 빛날 때, 그들은 텅 빈 무대 한편에서 어둠을 마주했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그 무대에서, 에이스로 나섰던 형준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패배의 쓸쓸함을 마음 깊이 새겼다. 그날, 크래비티는 승리보다는 성장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무대를 내려왔다.


한 번의 굴욕을 맛 본 크래비티는 "계급장을 떼고 붙어보겠다"면서 독기 어린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력으로 팀의 정체성을 증명했다. 설욕전은 짧고 단호했다. 첫 번째 'VS 미션'에서 그들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슈가 러쉬 라이드를 선택해 자신들만의 해석을 담아냈다. 그들이 표현한 악마와의 유혹은 크래비티 자신들이 넘어야 할 한계를 상징하는 듯했다. 춤선과 표정에 힘을 실어, 원진과 태영은 마치 자신들을 넘어서는 결연한 움직임을 만들어냈고,


형준은 혼자서 무대를 지배하며 결의를 표현했다. 이날 무대에서 크래비티는 팀전 1위를 차지했다.


탈락팀이 결정되는 2차전 '아이덴티티'(IDENTITY) 미션에서는 첫 음악방송 1위의 영광을 가져다 준 '러브 오어 다이'(Love or die)로 승부했다. '러브 오어 다이'는 가장 뜨거운 시절, 가장 빛나는 순간의 감정을 포착한 곡으로 '사랑이 아니면 죽음'이라는 더욱 강렬하고 진취적인 의지를 표현했다.


이 무대 위 크래비티에게서는 '승리 아니면 죽음'이라는 듯 각오가 전해졌다. 에이스는 민희와 태영이 나섰다. 절벽 세트에서 낙하하는 파격적인 인트로로 시작됐다.


크래비티는 정육면체 프레임 구조물로 다채로운 대형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이끌었다. 불안과 한계를 뛰어넘어 정체성을 찾으려는 집착과 열망을 풀어낸 스토리 있는 군무가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에이스는 태영과 민희가 나서 피아노 선율에 맞춰 빛을 활용한 안무를 펼쳤다. 팀 랭킹은 1위, 에이스 랭킹은 2위로 크래비티는 기세를 이어갔다.


3차전 '노 리밋'(No Limit) 팀 배틀에서는 엑소 '오버도즈'(Overdose)를 선곡, 에이스는 세림이 출격했다. 이 무대에서는 알 수 없는 힘을 향한 갈망과 그에 잠식돼 가고 있는 과정을 지나 크래비티만의 에너지로 중독돼 벗어나는 스토리라인이 돋보였다. 세림 역시 자신의 강점인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춤선을 보여줬다. 그 결과 크래비티는 누적 팀 랭킹 , 에이스 랭킹 1위로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다


한때 텅 빈 무대와 꺼진 조명 아래 서 있던 그들은 이제 모두의 동경이자 견제의 대상이 돼 무대 위에 서 있다. 크래비티가 보여준 것은 승리 이상의 것, 한계를 돌파해가는 청춘의 가능성 자체였다. 그들은 이제 그들만의 빛으로 가득 찬 정상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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