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관련 문화 소비가 늘어나면서 제이팝(J-POP) 내한 공연 역시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작은 규모의 내한 공연은 물론,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국내 대규모 공연장까지 섭렵하면서 제이팝의 국내 인기를 실감케 한다.
‘최애의 아이’ 주제곡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제이팝 선두주자로 우뚝 선 요아소비(YOASOBI)는 오는 12월 7일과 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4-2025 라이브 인 코리아’(YOASOBI ASIA TOUR 2024-2025 LIVE IN KOREA)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해에 이은 요아소비의 두 번째 내한이다.
일본 슈퍼 아이돌 나니와단시(なにわ男子)도 내년 1월 11일과 12일 양일간 같은 곳에서 첫 번째 아시아 투어 일환으로 한국 공연에 나선다. 멤버 미치에다 슌스케는 앞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내한했지만, 나니와단시 완전체로 한국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국내외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동시에 쏠리고 있다.
일본의 인기 유튜버 출신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가제는 12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아시아 투어 단독 콘서트를 연다. 지난해 6월 내한 이후 1년 반 만으로, 공연장 규모를 무려 8배 이상 키웠다. 지난해엔 피아노 한 대만 놓고 직접 연주하며 노래하는 아시아 투어로, 2000석 규모의 광운대 동해문화예술관에서 하루 공연했다. 이번 고척돔은 최대 1만6000~1만7000석 규모의 큰 공연장으로, 국내에서도 대규모 팬덤을 가져야 설 수 있는 무대다. 인기 밴드 오피셜히게단디즘은 8년 만에 내한해 일산 킨텍스 5홀(약 1만석)에서 12월 1일 한국 관객과 만난다.
대형 공연만 있는 건 아니다. 일본 여성 3인조 밴드 시샤모도 12월 7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시샤모의 한국 데뷔 무대로, 그들의 진솔한 가사와 단순하면서도 단단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이팝 페스티벌도 올해 처음 한국에서 열린다.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리벳(LIVET)과 공연 제작사 원더로크에 따르면 오는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경기 고양 킨텍스 7, 8, 9B홀에서 ‘원더리벳 2024(WONDERLIVET 2024)’가 개최된다. 역대급 스케일을 예고한 이번 페스티벌은 장르를 막론한 약 40팀의 라인업과 화려한 무대 구성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앞서 아도, 챤미나, 스파이에어, 킹누, 아마자라시, 레오루, 히츠지분가쿠, 에일, 래드윔프스, 즈토마요 등의 제이팝 아티스트들이 올해 상반기 이미 한국을 찾아 인기리에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일본 뮤지션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부터 시작됐지만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일본 뮤지션들이 국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주목을 받고, 내한 공연을 여는 건 이례적이다. 이는 일본 대중문화의 강점인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대중음악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제이팝은 단순한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멜로디와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날씨의 아이’ ‘너의 이름은’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크게 흥행하고 글로벌 숏폼 채널의 활성화까지 더해지면서 일본 대중문화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가요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제이팝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애니메이션 배경음악을 부르거나 한국에서 히트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특정 몇 팀에 한정된 인기였다면 올해 내한 등의 양상을 보면 일본의 문화 자체를 받아들이고, 그저 ‘좋은 음악’이라면 찾아 듣는 MZ세대의 성향이 제이팝 열풍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