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절약’이 모토인 기존 세대와 달리 ‘소비’를 적극적으로 한 최초의 세대로 분석됩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자라나면서 개성이 강한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이름처럼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세대이기도 하죠.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문화의 폭도 넓어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꼽히는데, 이들이 향유했던 음악을 ‘가요톱10’의 90년대 자료를 바탕으로 Z세대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가요톱10’ 1994년 9월 1주 : 구본승 ‘너 하나만을 위해’
◆가수 구본승은,
가수 겸 배우로 한 시대를 풍미한 ‘X세대’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그가 입는 의상은 젊은 층에서 늘 유행으로 번졌고, 그가 부르는 노래는 길거리 레코드 가게와 디스코텍에 울려퍼졌다.
1994년 MBC 예능프로그램 ‘지금은 특집 방송중’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한 구본승은 그해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면서 가수로도 활약했고, 연기 데뷔작인 ‘종합병원’(1994)까지 연예계에서 전천후 활약을 이어갔다. 가수로서는 구본승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너 하나만을 위해’를 비롯해 ‘시련’ ‘악세사리’ ‘미워도 다시 한 번’ 등의 히트곡을 내면서 정규 4집(1999)까지 발매한 이후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2015년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 출연해 “음악적 재능이 없어서” 가수 활동을 그만뒀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연기자로서의 활동은 계속했다. ‘종합병원’을 시작으로 ‘남자 셋 여자 셋’ ‘사랑’ ‘좋은 걸 어떡해’ ‘행진’ 등 10여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고, 2002년 영화 ‘마법의 성’을 끝으로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SBS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 막내로 합류하면서 대중에게 다시 이름을 알렸다. 최근까지도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며 활동하고 있다.
◆‘너 하나만을 위해’는,
1994년 7월 발매된 구본승의 데뷔 앨범인 ‘구본승 1집’의 타이틀곡이다. 가수 이현도가 작사·작곡했고, 현진영이 프로듀서로 나섰다. 당초 이현도가 프로듀싱을 맡기로 했다가 제작자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현진영이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 방송에서 현진영은 “이 앨범 때문에 와와(현진영, 이현도) 사이가 갈라졌다. 1집과 2집 프로듀싱을 이현도가 하기로 했는데 제작자가 나를 보자마자 이현도에게 말도 안 하고 나에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구본승은 이 곡으로 SBS ‘TV 가요 20’에서 데뷔 후 첫 1위를 거머쥐었고, KBS ‘가요톱10’에서는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또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신인상, KBS ‘가요대상’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