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분양가 상승 속 공급 부족 우려 심화
신축 선호현상…청약과열 이어 분양권 매수세↑
“수억원 웃돈 붙어 거래…시세차익 기대감 더 높아”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명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란 신조어까지 탄생한 가운데 분양권 시장 분위기도 과열되는 모습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9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분양·입주권은 59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이 489건인 것을 감안하면 100건 이상 많다. 아직 연말까지 기간이 남은 만큼 지난해 연간 거래량인 610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분양권 전매 건수도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의 아파트 분양권 전매 건수는 5086건으로 올 들어 처음 5000건을 넘었다. 지난해 5월(5816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계속되는 집값 상승이 청약시장 과열에 이어 수요자들의 분양·입주권 관심을 높이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서울 아파트값은 24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9월 1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고점(2022년 1월 3주)의 93%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이미 전고점을 넘어섰고, 용산구는 전고점의 99%를 보인다.
청약경쟁률은 세 자릿수를 회복했다. 여름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7~8월 분양한 8개 단지(1775가구)의 1순위 청약에는 23만8732명이 몰렸다. 청약경쟁률은 평균 134.5대 1이다. 올해 6월까지 공급된 9개 단지(688가구)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105.8대 1이다.
신축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지면서 분양권 메리트가 커졌단 분석이다.
통상 연간 3만5000가구 안팎을 기록하던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내년 2만5700가구로 내려앉은 이후 2026년에는 1만가구 미만으로 줄어들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분양가는 지속 상승해 7월 말 기준 서울의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4401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로 환산하면 14억9657만원에 이른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올 상반기 3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그 중 전용 34㎡ 분양권은 3월께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2020년 해당 평형 분양가가 6억9544만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분양가 대비 65%가량 프리미엄이 붙었다.
올 초 공급된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 자이’ 전용 59㎡는 지난 7월 29억원에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17억원대 수준이던 분양가 대비 12억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권 거래도 상당하다. 지난해 1월 전매제한이 풀리고 15억원대에 거래되던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7월 24억원선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 13억원대 수준이던 것을 감안하면 프리미엄만 10억원 넘게 붙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분양권 매수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어느 정도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사더라도 향후 남길 시세차익이 더 클 거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분양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 지금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집을 사기 어려울 거란 인식이 확산하는 모습”이라며 “신축 선호 현상이 짙은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 한동안 분양권 거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