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립했던 보수 단일화 추진 기구 하나로 통합될 듯…단일화 룰은 여전히 과제
진보는 곽노현 전 교육감 재출마 두고 갈등 고조…본인은 "사퇴 안 해"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추진 기구가 하나로 통합된다. 지난 3번의 교육감 선거에서 모두 단일화에 실패해 진보 진영에 교육감 자리를 넘겨줬던 전철을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반면 단일화 추진기구는 일찌감치 자리잡았으나 각 후보들 사이의 '단일화 경선 룰' 협의에 시간을 지체하고 있는 진보 진영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재출마를 두고 정치권과 경쟁 후보의 비난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교육감 보궐선거는 단일화 성공 여부가 최대의 변수인 가운데 양 진영 모두 단일화 성사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 보수 후보 단일화 속도…22일까지 2명 압축, 24일 최종 후보 결정
보수 단일화 추진단체인 '서울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 선정심사 관리위원회'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13일 보수 후보 단일화 기구를 하나로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보수 진영 단일화를 추진하는 기구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와 '보수후보 단일화 제3기구'(가칭)로 나눠졌다. '바른교육국민연합'(바교연)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통대위는 100% 서울 시민 여론조사 2회를 통해 1위 후보를 단일 후보로 추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 교장단과 서울시 교육의원 등으로 구성된 제3기구가 "교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기구를 만들면서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번에도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통대위와 제3기구는 전날부터 물밑 접촉을 통해 하나의 기구로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금까지 보수 진영은 지난 3번의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에 실패해 조희연 전 교육감에게 모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이에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필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통합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보수 측의 '단일화 선정심사 관리위원회'는 후보 캠프를 14∼15일 방문하고, 단일화 방식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19일 후보군 선정, 20일 단일화 방식 발표, 21일 보수 후보 선정 심사 등을 통해 22일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다. 24일에는 관리위원회가 심층 토론 후 단일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 진보 진영 '뇌물전과' 곽노현 재출마에 부담…'단일화 룰' 놓고도 이전투구
진보진영에서도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다. 진보 진영은 보궐선거가 결정되자 일찌감치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라는 단일화 추진기구를 만들었다.
이들은 출마 의사를 밝힌 진보 후보 8명(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과 함께 경선 룰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진보 진영은 지난 6일까지 단일화 룰에 합의하기로 했지만, 이날까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방법, 여론조사 비율 등에 있어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곽노현 전 교육감의 출마가 정치권에서 비판받자 내부 분열이 감지되고 있다. 곽 후보는 12년 전 선거 비리로 당선 무효형을 받아 서울시교육감직을 상실했는데, 다음 달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쓴 선거 보전금 약 35억원 중 30억원을 갚지 않았는데, 이를 놓고 여야에서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에 이어 야권인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지난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후보의 출마를 '적절치 않다'고 말해 파장이 커졌다. 같은 진보 후보인 김용서 교사노조연맹위원장도 입장문을 내고 "곽 후보는 대의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해주시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진보 후보인 김재홍 전 총장도 "곽 후보는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 매수라는 심각한 불법행위로 실형선고를 받았다"며 "곽 후보는 교육자로서 (솔선)수범 외에도 민주진보 지도자로서 더욱 엄격해야 할 요건들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곽 후보는 "법치주의 관점에서 저에게 적용된 조항은 문제가 많다"고 당선 무효형을 비판하며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은 25일까지이며, 후보 등록은 26∼27일이다. 보궐 선거는 10월 16일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