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만 7곳…무더기 정정에 청약 일정 ‘썰렁’
하반기 새내기주 부진에 금감원 심사 강화
더본코리아·케이뱅크 등 대어 출격에 반등 기대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인기가 한층 시들해진 가운데 이달 들어 소강 상태에 접어든 모양새다. 공모 절차를 밟던 중 금융당국의 보완 요구를 받으면서 상장 일정이 밀리는 기업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 달 일반청약이 예정돼 있었으나 당국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아 IPO 일정이 연기된 기업은 총 7곳이다.
인스피언(기존 청약 일자 9월19~20일)을 비롯해 셀비온(9월 20~23일), 와이제이링크·루미르·HEM파마(9월 23~24일), 웨이비스·한켐(9월 24~25일) 등이다.
특히 HEM파마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두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지난 7월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지난달 기재 정정해 다시 제출했으나 또 다시 당국의 정정 요구를 받으며 공모 일정이 한 번 더 미뤄지게 된 것이다.
최근 2년 동안 IPO에 도전한 기업 중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2회 이상 받은 기업이 HEM파마(2회)와 틸론(3회) 뿐이라는 점에서 더욱 부각된다.
틸론의 경우, 금감원의 계속된 정정 요구에 희망공모가를 낮추는 등 조치를 취하며 상장을 노렸으나 결국 코스닥 상장을 철회(지난해 7월 20일)한 바 있다. 이에 HEM파마를 향한 불확실성과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금감원이 ‘현미경 심사’에 나선 배경으로는 올 하반기 증시 입성에 성공한 새내기주들의 주가 부진이 거론된다.
실제로 올 하반기 코스피·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16개사 중 10개(62.5%)가 공모가를 밑도는 실정이다. 이 중에서는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하회해 ‘새내기 흥행 불패’ 공식을 깨버린 종목들도 다수다. 현재 공모가를 하회하는 10개사 중 무려 6개사가 이에 해당된다.
이같은 상황에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미래 실적 및 매출액 관련 설명,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사항 누락, 위험 부문에 대한 내용 등을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은 기업은 모두 다음 달로 청약 일정이 대거 미뤄질 예정이다. 다만 IPO 절차가 다소 지연됐다는 점에서 기업이나 진행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작용해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감원이 정정 요구로 IPO 제동을 걸었기에 투심에 불안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정정 요구를 받고 IPO 일정이 연기되는 기업이 속출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둔 기업들까지 자체 수정 작업을 반복하며 긴장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은 하반기 조 단위 대어들의 출격이 IPO 시장의 반등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더본코리아·케이뱅크·서울보증보험 등이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두는 만큼 IPO 시장에 재차 활기가 돌 것이라는 진단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IPO 예상 기업 수는 과거 동월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동시에 공모금액도 하회하는 등 소강상태가 예상된다”면서도 “내달 이후 대어급 IPO 기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