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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야 본전’ 월드컵 진출로 홍명보 감독 부정적 여론 바뀔까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4.09.14 07:00 수정 2024.09.14 09:48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인 팔레스타인전에서 야유 받으며 싸늘한 팬심 확인

쉽지 않은 오만 원정서 승리 거뒀지만 부정적 여론 극적으로 바뀔 가능성 낮아

월드컵 본선행 티켓 아시아에 무려 8.5장, 3차 예선 성적만으로 팬심 돌리기 쉽지 않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팔레스타인 경기가 5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에 앞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쉽지 않은 오만 원정서 극적인 승리를 지휘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한 부정적 여론은 과연 바뀔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이었던 지난 5일 팔레스타인전에서 이례적으로 홈 관중의 야유를 경기 내내 들어야 했다.


홈팬들의 야유는 정몽규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말 바꾸기 논란을 일으킨 홍명보 감독에게 향했지만 이 과정에서 김민재와 붉은악마가 충돌하기도 했다.


급기야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 홈에서 졸전 끝에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이에 오만전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기 시작했고, 만에 하나 패할 경우 조기 경질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다행히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 승리로 일단 한숨을 돌렸다.


FIFA 랭킹 76위인 오만은 23위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지만 원정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을 상대하기 전까지 오만은 최근 3년 간 홈에서 8승 3무 1패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었다. ‘전차군단’ 독일만이 지난 2022년 오만 원정서 1-0 승리를 기록했다.


또한 오만은 홈에서 열린 최근 9경기에서 6승 3무로 패배가 없었다. 그야말로 원정팀 입장에서는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한국은 전반 10분 만에 황희찬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이했다. 다행히 1골 2도움 ‘원맨쇼’를 펼친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쉽지 않은 오만 원정서 승리를 거뒀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팔레스타인 경기가 5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고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오만전 승리로 홍명보 감독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극적으로 좋아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팬들은 홍 감독의 지도력이 아닌,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현재 축구를 좀 볼 줄 아는 대한민국 팬 중에 우리가 다음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한국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국가다. 가뜩이나 아시아에 배정된 4.5장의 본선 티켓이 무려 8.5장으로 늘어나면서 어느 감독이 와도 월드컵 본선 진출은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즉 오만전 승리가 아니라 홍명보호가 3차 예선에서 달라진 경기력으로 승승장구해도 당장 팬심을 돌리기는 어렵다.


홍명보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던 월드컵 8강 이상의 성적에 근접해 가는 것이 아니라면 아시아 지역 예선은 홍 감독에게 잘해야 본전이다.


이 말인 즉슨, 선수들은 몰라도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적어도 3차 예선 기간 동안에는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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