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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재신임…더 이상 참지 않는 한 총리


입력 2024.09.18 01:00 수정 2024.09.18 01:0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尹 "당분간 한 총리 중심 내각 체제 유지"

야권 대정부공세에 강력 대응하는 총리

박지원 "그 순하던 한 총리, 저돌적 반항"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9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재신임을 공식화하면서 '한덕수 내각'에 힘이 실렸다. 한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대중(DJ) 정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한 총리와 20년 인연을 이어온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 순하던 한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한 총리가 그동안 잘해오셨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 총리를 중심으로 한 내각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여당의 총선 참패 직후 한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지 약 4개월 만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한 총리는 재임 중 오송 참사·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잼버리 논란부터 현재 의정갈등까지 다양한 문제를 이끌어 왔다.


그동안 관가에서는 "정치인 출신 총리였으면 이 많은 현안을 매끄럽게 끌고 갈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한 총리는 관료 생활을 오래했고, 워커홀릭으로 끊임없이 공부하기 때문에 정부를 잘 통솔해 올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22대 국회 이후 처음 맞이하는 오는 10월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도 국정현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한 총리가 중심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총리는 야당의 대(對)정부 공세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한 총리는 지난 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장철민 민주당 의원이 "도대체 무슨 근거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느냐"고 질의하자 "우리 경제가 도약하지, 고꾸라지느냐. 의원님이 그걸 원하시는 건 아니지요?"라고 맞받아쳤다.


지난 9일부터 나흘간 시작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한 총리와 서영교 민주당 의원과 질의답변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설 정도였다.


서 의원은 경제위기를 지적하며 한 총리에게 "온 세계 경제가 좋아졌는데 대한민국만 나락으로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총리가 잘못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어떤 통계가,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엉터리라고 하느냐. 완전히 오도된 통계"라고 날을 세웠다.


10일 대정부질문에서도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 발언 중 '독도'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고 하자, 한 총리는 "우리 대통령이 독도는 우리 영토가 아니라고 얘기한 적 있느냐. 의원이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평소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없고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만 보여줬던 한 총리가 윤 대통령의 재신임을 받으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박지원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그렇게 좋았던 한덕수인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며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고 했다. 한 총리는 "나는 변하지 않았다"며 "하도 가짜뉴스와 선동이 판을 치니까 (이를 반박하는 것)"라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정부정책을 놓고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총리는 2025년 의대 정원 문제를 놓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지난 12일 국회서 열린 비공개 당정협의회에서 2025년 의대 증원 조정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여당에 전달했다. 이에 한 대표는 "지금 상황이 한가한가"라며 반박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한 총리가 대통령실 입장을 대변하면서, 의료개혁 문제에 대해 여권에 물러서지 않고 정부 주도적인 모습으로 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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