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신임 검사 줄 사직 막기 위해선…처우 개선 관련 논의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검찰 고위 간부와 갈등 빚었던 이원석 반면교사 삼아서…안정적인 조직 운영 필요"
"총장 되더라도 野 검사 탄핵 혼자 막긴 어려워…정치적 독립성 유지하며 대응해야"
"이원석, 재임 때 '민생 범죄 수사 지휘 잘했다'는 평 있어…심우정도 뒤처져선 안돼"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가 지난 15일 끝남에 따라 심우정 검찰총장이 검찰 조직을 이끌 새 수장으로 나서게 됐다. 법조계에선 심 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야기된 수사 지연 문제를 해결하고, 신임 검사들의 줄 사직을 막을 수 있도록 처우 개선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 전 총장이 임기 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었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 심 총장은 검찰 내부 갈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소통형 리더십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추석 연휴 등으로 사실상 지난 13일 퇴임했다. 이 전 총장은 임기 동안 보이스피싱, 전세사기 등 민생 범죄에 대한 수사를 적극 지휘해 검찰 안팎으로부터 직무수행을 잘한다는 평을 받았다.
다만, 임기 말 터진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으로 인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으며 "이 전 총장의 약한 리더십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자연스레 검찰의 신임 수장이 된 심 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야당에선 검수완박 2탄이라고 불리는 법안(수사 및 기소권 분리, 공수처 실질화 및 전문수사청 설치 등)을 추진하려고 하기에 이로부터 검찰 조직을 보호할 수 있는 역할을 심 총장이 해야 한다. 다만, 입법부에서 법을 바꿔버리면 총장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지난 2022년 통과된 검수완박법안으로 검경 수사권이 조정됐는데, 이후 발생한 수사 지연 문제로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변호사는 "최근 검찰 내부에선 신임 검사를 부임시키면 금방 퇴직을 하거나 외부로 파견을 보내는 경우가 빈번해서 한 부서에 평검사가 2명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검사증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야당의 반대 때문에 증원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검사들의 처우 개선을 하려고 해도, 법원과 함께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헌 변호사(법무법인 홍익)는 "심 총장이 검찰 수장이 됐지만, 야당의 수사 검사 탄핵을 혼자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사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이같은 상황이 야당 인사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는 법관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선은 심 총장이 적체된 사건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 지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다음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1988년부터 검찰총장 임기제를 시작했는데, 온전히 임기를 마친 사람은 9명에 불과하다. 총장 임기제가 실질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총장 임기제를 둔 것은 법에서 임기를 정함으로써 독립적으로 수사하라는 취지인데, 특정 정치인에 대한 수사를 할 때마다 정치권으로 압력을 받다 보니 독자적 권한을 유지함에 어려움을 겪어 사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 변호사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검찰의 수사 방향 혹은 결과에 대해 논평하고, 나아가 수사 검사를 탄핵하는 등의 압박 행위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전 총장이 재임 때 보이스피싱 범죄나 전세사기 범죄 등에 대한 수사 지휘를 잘했다는 평이 있다. 심 총장이 역시 민생 범죄에 대한 수사 지휘를 잘 해야한다"며 "특히 마약류 사건들에 대한 수사 지휘를 집중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 변호사는 "이 전 총장은 임기 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심 총장 임기 동안은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소통에 기반을 둔 안정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