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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 들이닥친 K-반도체, '훈풍론' 재입증할까


입력 2024.09.24 06:00 수정 2024.09.24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HBM 둘러싸고 상반된 전망

26일 마이크론 실적 눈길

최근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급락세에 낙폭과대 인식이 제기되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들의 올 3분기 실적을 앞두고 업계와 글로벌 투자은행의 의견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에 대해 정작 기업들은 "터무니 없는 분석"이라고 맞서면서다. 이에 26일 예정된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해당 우려의 진위를 가릴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AI(인공지능)발 메모리 시장을 겨냥한 고부가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꼽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의 경우 기존 AI 서버용에서 차량용으로 확장하며 점유율을 유지하고 상승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번 반도체 업계의 실적이 유독 주목받는 배경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겨울이 다가온다' 보고서가 있다. 모건스탠리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 업종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메모리 업황 회복의 주역으로 꼽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가 내년 과잉 공급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범용 D램과 낸드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주장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올해 4분기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반도체 업황 둔화를 전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대폭 낮춘 모건스탠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D램 시장과 인텔의 부진, 중국 수요 불확실성 등이 조정 배경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는 이같은 의견에 '과도한 예측'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HBM이 메모리 반도체에 속하는 제품이지만 고객 주문형 제작 제품이고,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D램에서 차지하는 HBM의 비중이 향후 더욱 커질 것이란 점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HBM을 두고 "내년에는 올해 보다 2배를 넘어서는 비트 공급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 일부 고객사들의 요청 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HBM의 확장 흐름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년에는 HBM을 포함한 일반 메모리 수요 증가도 커질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일본 노무라 증권 역시 메모리 시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일부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노무라 증권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의 수요 대비 HBM 공급능력을 112%로 전망하며 "일부 과잉 생산이 있더라도 재고를 통해 조정하거나 흡수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23일 보고서를 내고 "내년 D램 내 HBM은 수량 기준 7%, 매출 기준 27%를 차지하며 모바일, 서버에 이어 D램 내 주력 응용 분야가 될 전망"이라며 "견조한 HBM 수요와 부족한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D램 다운턴 진입을 말하긴 이른 시점"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다가올 26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업계 실적 동향을 파악할 기준이 되는 덕분이다. 마이크론은 적자에 시달리다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실적을 통해 범용 D램을 포함한 낸드 등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장 혹은 불식될 것이란 예상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6월 4분기 매출 전망치를 76억 달러(한화 약 10.1조)로 제시하며 전분기(68억1100만 달러)와 견줘 11.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을 매출 81.9조원, 영업익 11.7조원으로 잡았다. SK하이닉스는 매출 18.1조, 영업익 전망은 6.9조원이다.


한편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으며 지난 3월부터는 HBM3E 8단도 양산해 납품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5%, 마이크론 9%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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