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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업을 가장 잘 아는 아시아…그래서 더 적극적인 국가들[新농사직썰-케이팜⑩]


입력 2024.09.26 06:30 수정 2024.09.27 17:32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베트남 등 중진국들도 인정한 K-농업

한국 농업 기술 전수에 국가 역량 집중

현지 기관들과 유기적 협력도 긍정적


아시아 지역은 한국 농업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본 국가들이다. 그래서 코피아의 한국 농업 기술 전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라오스 코피아 센터 역시 다양한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양국 농업 외교에 일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新농사직썰은 조선시대 편찬한 농서인 ‘농사직설’에 착안한 미래 농업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50회 시리즈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2023년 출발한 시즌2는 그동안 시즌1에서 다뤘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농가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효과는 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위해 구성됐다. 시즌1과 시즌2가 국내 농업기술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3는 해외에서 맹활약 중인 ‘한국 농업기술’이 핵심이다. 시즌3 부제는 ‘케이팜(K-Farm)’이다. 한류 문화를 이끌고 있는 ‘케이팝(K-Pop)’과 같이 세계의 척박한 땅에서 우리 농업기술을 전수하는 이들의 눈부신 ‘농업외교’ 성과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아시아는 그동안 한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3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물론 상업도시 싱가포르 등 선진국들도 있지만 여전히 농업 비중이 많은 국가가 상당수다. 그래서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의 농업 기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아시아 국가들이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이하 코피아)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실제로 코피아가 진출한 아시아 국가들의 농업 발전은 상당하다. 베트남 등 이제 농업 기술 전수를 졸업해야 할 중진국으로 접어든 국가들 조차 코피아의 존재감은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농촌진흥청이 처음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을 시작한 지역이 바로 아시아다. 2009년 9월 베트남・브라질・우즈베키스탄 센터가 개소되며 대장정의 서막을 알렸다. 당시 개소한 3개국 중 2개국이 아시아 지역이었다.


그만큼 아시아에서는 농진청의 코피아 센터 설립을 절실히 원했다. 실제로 2009년 이후 현재까지 코피아 센터가 설립된 22개국 중 아시아가 9개국(CIS 2개국 포함)으로 가장 많이 포진 돼 있다. 추진된 사업도 모두 유의미한 결실을 얻었다. 이제 아시아 국가들은 코피아 성과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맏형 베트남에서 막내 파키스탄까지 현지 맞춤형 기술 전수


코피아 아시아 지역은 2009년 개소한 베트남 센터를 비롯해 가장 최근인 2020년 파키스탄까지 현지 맞춤형 기술 전수로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현지 농업관련 기관들과 지속적인 사업을 추진・발굴하면서 농업 이외의 각종 경제 협력까지 이어지는 ‘농업 외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지 농가들도 적극적이어서 코피아 위상과 신뢰가 남다르다.


응웬 홍손 베트남 농업과학원장은 “베트남은 양잠 사업이 농업 정책에 포함 돼 있다. 그런데 누에 품종이 부족해서 재배 면적이 크게 줄었다”며 “코피아 베트남 센터가 추진한 누에 품종 개발 지원사업으로 신품종 개발에 성공하면서 외래종 의존도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조명래 베트남 코피아 소장(왼쪽)이 베트남 양잠연구소에서 누에 선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실제로 베트남 양잠 사업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 3만8000ha에서 재배 됐다. 그러나 이상 기온, 더딘 품종개발 등 악재가 겹치며 한 때 7000ha까지 줄어들며 위기를 겪었다. 이 때 베트남 코피아 센터가 신품종 누에 VH2020을 보급하며 베트남 농가에 숨통을 틔워줬다.


응웬 홍손 원장은 “코피아 베트남 센터 예산이 크지 않지만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질적 농가혜택 있어 확산성도 높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베트남 농산물 교역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고민하는데 코피아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최근에 개소한 파키스탄 코피아 센터 사업들도 고무적이다. 지난해부터 2028년 6월까지 추진 중인 무병 싸감자 자급 시스템 시범마을은 선정 과정에서 농가의 적극적인 참여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채웠다.


이는 지난 2021~2023년 무병 씨감자 생산기술 개발 과정을 지켜본 파키스탄 농업연구청과 농가들의 무한 신뢰 덕분이다. 파키스탐 코피아 센터는 그동안 수경 재배시설 시험가동으로 무병 씨감자 2000주를 생산했다.


또 씨감자 수경재배기술 및 생산 과정(24명)과 수경재배, 조직배양, 바이러스 검정, 종자공급제도, 병해충방제(62명) 등 씨감자 생산 훈련 과정도 마쳤다.


축산업 노하우 “아낌 없이 준다”…아시아 국가들 동반성장


아시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축산업이 농업의 한 축이다. 어느 지역이나 축산・낙농업 정책이 있지만 아시아 만큼 축산업에 진심인 곳은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대부분 국가들이 낙후된 축산 기술로 인해 소득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이 개청되면서 축산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강원도 한우연구소와 가금연구소를 비롯해 배합사료, 인공수정 등은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의 축산 기술을 전수 받기를 희망한다. 한 번 기술을 전수 받으면 농가 수익이 눈에 띄게 성장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키르키즈공화국 코피아 센터는 지난해까지 축산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가축개량 프로그램 개발했다. 한국형 고능력 젖소 정액과 인공수정 기술을 키르기즈공화국 축산연구소 및 시범농장에 도입해 농가소득 향상을 꾀했다.


라오스 코피아 센터에서 추진 중인 벼 패키지 사업은 시범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코피아 위상을 높이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이를 위해 인공수정 정액에 대한 검역 절차 합의 및 정액 수입도 이뤄졌다. 2022년 2000개, 2023년 3000개 등 모두 5000개를 수입했다. 키르기즈공화국 코피아 센터는 향후 후속 실증사업에서 1만개 수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3년차인 지난해에는 인공수정 1065회를 시도해 627마리가 임신했다. 이 중 285마리의 송아지가 태어났다.한국에서 수입된 홀스타인 인공수정 정액을 사용한 결과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8월에는 현지에 축산연구소 훈련센터를 개소했다.


베트남과 함께 가장 오래된 우즈베키스탄 코피아 센터는 선진사료 기술 적용을 통한 축산 시범마을 육성(2018∼2020년)을 추진했다.


13개주 16개 지역 390농가에 1170마리 송아지를 배부했다. 배합사료(TMR) 모듈도 21건을 개발, 이 중 5개 사료작물에 대한 영양가 분석이 이뤄졌다. 각 지역별 구입 가능한 사료 원료 중심으로 비육 단계별 포뮬러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비육우 성우체중이 370kg으로 12% 증대되는 효과를 거뒀다. 농가 소득은 30%나 상승했다. 사육기간도 4개월이 단축됐고, 소고기 품질개선은 2등급이나 향상되는 성과를 올렸다.


코피아 센터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은 기술 이전에 그치지 않고 상용화까지 돕는다. 베트남 코피아 센터는 양잠 사업을 가공품까지 확대해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이밖에 라오스 코피아 센터는 라오스 재래종 닭 유전자원을 이용한 상업화 닭 품종 개발・보급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라오스 재래종 닭의 작은 체형, 낮은 산란율, 높은 병아리 폐사율을 개선하기 위해 F1에서 F6까지 지속적으로 신품종을 육성하는데 주력했다.


권도하 라오스 코피아 센터 소장은 “부화기 제공, 질병 관리, 영양 관리, 양계 기술에 관한 농가 교육을 병행했다. 그결과 병아리 폐사율 감소(50~60% → 10%), 연간 산란수 증가(55~70개 → 120개)로 나타났다”며 “개발 품종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타 사업(KOICA 및 FAO 등)과 연계돼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또 코피아 자체사업을 통한 F7 품종개발로 지난해 축산물 최초로 라오스 국가품종으로 등록됐다”고 설명했다.


▲10월 10일 [新농사직썰-케이팜⑪]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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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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