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관, 석주명 선생 곤충표본 120여 점 일본으로부터 기증받아

규슈대에서 표본 기증

국립생물자원관이 일본 규슈대학교로부터 기증 받은 석주명 선생의 나비 표본 일부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25일 일본 후쿠오카 규슈대학교로부터 국내 곤충 연구 선구자로 불리는 석주명 선생이 1930년~40년대에 한반도에서 수집한 곤충표본 120여 점을 기증받는다고 밝혔다.

석주명(1908~1950) 선생은 한반도 전역에서 나비표본을 수집해 우리나라 나비 변이를 연구한 인물이다. 영국 왕립아시아학회에 ‘한국의 동종이명 나비 목록’이라는 저서를 1939년 출간한 바 있다.

서울 국립과학관에 보관되어 있던 석주명 선생 나비 표본 15만여 점은 6.25 전쟁 당시 폭격 등으로 완전히 소실됐다. 그의 여동생인 석주선이 피난 때 가져온 32점의 나비표본이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이 표본들은 국가등록문화재 610호로 지정돼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 3월 일본 규슈대 연구실에 소장된 석주명 선생 나비 표본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후 대학 측에 그의 표본이 국내 곤충학계에 차지하는 의미와 기증의 필요성을 설득해 국내로 들여오게 됐다.

이번에 발견한 120여 점의 표본은 당시 일본 곤충학자와 교류가 있었던 석주명 선생이 기증 또는 표본 교환 등 형태로 규슈대 연구실에 전달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에 기증받는 표본에는 북한 고산지역에서 채집된 차일봉지옥나비와 함경산뱀눈나비 등과 같은 희귀한 종도 포함돼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석주명 선생 나비 표본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특별 전시 및 학술회를 올해 11월에 개최할 계획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석주명 선생 표본 귀환 의미는 역사,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귀중한 표본을 다수 입수한 것”이라며 “이번 기증을 계기로 규슈대 곤충 연구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주명 선생이 나비 표본을 연구하는 모습. ⓒ국립생물자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