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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뒤끝?…이재명 '부산 단일화' 시사에도 "혁신당 사과 없인 불가"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9.26 00:10 수정 2024.09.26 05:07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황현선 사무총장, '민주당=호남의 국힘' 유감 표명에도

민주당 "당사자 해임 조치 없이 단일화 회동은 부적절"

혁신당, 단일화 수차례 제안…"대의 입각한 판단" 요구

민주당 반응은 '시큰둥'…양측, 당분간 공회전 불가피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0·16 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김경지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에게 후보자 추천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10·16 재보궐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전남 영광·곡성군수 쟁탈전으로 촉발된 '네거티브' 공방의 여파가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논의에 발목을 잡고 있다. 혁신당의 '호남 기득권 정당' 비판에 격노한 민주당이 발언 당사자의 해임과 지도부의 사과를 단일화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표도 부산 재선거 단일화를 시사했지만, 민주당 실무단이 다른 노선을 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달 16일 열릴 부산 금정구청장 재선거에 나설 김경지 민주당 예비후보와 류제성 혁신당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회동을 가질 예정으나, 돌연 불발됐다. 류 후보는 페이스북에 "김 후보 측에서 혁신당 캠프 관계자에게 회동 결렬을 통지했다"며 "이는 두 후보간 약속을 일방적 파기하고 단일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처사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민주당의 단일화 회동 결렬 통보의 배경은 △김경지 후보 폄하에 대한 혁신당 지도부의 사과 △호남에서 물의를 일으킨 발언을 한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 해임 조치 △후보자간 개인적 만남에 대한 언론플레이 등이다.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상기 사안 등을 비춰봤을 때 오늘 후보자 간 회동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12일 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매우 죄송한 말씀이지만 민주당 김경지 후보님은 전에도 두 번 도전했다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황 사무총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호남의 국민의힘'이라고 표현했다가, 민주당의 정면 반발에 곧장 게시글을 수정하고 25일까지 두 차례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류제성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18일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을 찾아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공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도 전남 곡성군에서 직접 '호남 홀대론'을 반성하지 않았느냐"며 "황 사무총장도 즉각 '표현이 과했다'고 유감 표명을 했는데 그 이상을 요구하는 건 과하다. 대의에 입각한 민주당의 판단을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전남 곡성군을 찾아 "이제 이곳(호남)을 텃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분의 의견을 '죽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공식적으로 3차례, 류 후보는 2차례에 걸쳐 민주당에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특히 이 대표도 국민의힘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에서의 야권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한 듯, 전날 부산 금정구에서 한 연설에서 "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아니더라도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아닌 야당을 찍어줘야 정부·여당이 정신을 차린다"고 말하며 단일화를 시사했다. 그러나 민주당 재선거 지원단 측은 단일화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와 관련, 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 재선거 실무단이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고 하지도 않고, 바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더니 중앙당으로 위임하겠다고 했다"며 "이 대표도 부산에서 단일화를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민주당 내 일부에서 네거티브를 걸고 넘어지거나, 이 대표와 다른 노선을 타면서 단일화 의지를 축소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측은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고 있다. 이재성 위원장은 "단일화에 필요한 협의는 중앙당 지원단, 부산시당 선대위에서 조국혁신당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당 측도 "부산 단일화를 앞두고 민주당과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게 혁신당의 목적"이라며 "호남에서는 경쟁하지만, 부산에서는 협력하자는 방침을 명확히 한 만큼, 민주당이 조금 더 건설적으로 단일화 협상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0·16 재보궐 선거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곳은 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곡성·영광군 등 4곳이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부산 금정구청장 야권 후보 단일화, 전남 곡성·영광군수 쟁탈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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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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