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허리케인 '헐린'(Helene)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큰 가운데 날씨 소식을 전하던 기상캐스터가 물에 빠진 여성을 구조하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기상캐스터 밥 반 딜런은 이날 허리케인 헐린이 강타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지역의 침수 현장을 생중계하다 한 여성을 구조했다.
당시 딜런은 방송에서 자신의 뒤편에 물에 잠긴 차량이 있다며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피해 상황을 전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뒤편에서 물에 잠긴 차량에서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여성은 늦은 밤 퇴근하던 중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차에 갇혀 있었다.
딜런은 "방금 911에 전화했다. 괜찮다"고 말하며 그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 여성의 비명이 다시 들려오자 결국 딜런은 카메라를 향해 "잠시 후에 돌아오겠다. 이 여성을 더 도와줄 방법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말한 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딜런은 여성이 타고 있던 차량에 접근해 여성을 끌어내린 뒤 자기 등에 업고 물속에서 빠져나왔다. 이 모습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구조를 마친 딜런은 마이크를 잡고 생방송을 다시 이어갔다.
구급대원이 도착하는 동안 딜런은 여성을 위해 셔츠를 벗어주기도 했다. 전화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여성의 남편은 딜런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딜런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지에서 지갑과 휴대전화를 꺼내고 곧장 물속으로 들어갔다. 가슴 높이까지 물이 들어찼다. 차 안에 있던 여성은 거의 목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같은 상황이었다면 누구든지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해 조지아주와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등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은 전체 5등급 중 두 번째로 위력이 강한 4등급 허리케인으로, 시속 225㎞에 이른다. 최소 31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고, 일부는 가옥이 파괴됐으며 최소 41명이 사망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