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일 14일 고려아연 약보합 vs 영풍정밀 5%↑
분쟁 한 달간 주가 가파른 오름세…불확실성 여전
내년 3월 주총때까지 장기화 전망에 변동성 지속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한 달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주주 영풍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 종료되면서 향후 양사의 주가에 이목이 쏠린다. 공개매수 시한이었던 14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인 반면 영풍정밀은 5% 이상 급등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 날 주가가 전 거래일(11일) 대비 1000원(0.13%) 하락한 7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0만원선을 돌파하며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초반 한때 하락 전환하기도 했지만 이후 오름세를 구가하며 82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막판 내림세로 전환되면서 결국 하락 마감했다.
영풍정밀은 전 거래일 대비 1550원(5.31%) 상승한 3만750원에 마감했다. 장중 등락이 있었으나 고려아연과 달리 내내 전 거래일 가격을 상회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날 양사의 주가에 이목이 집중됐던 것은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한 달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영풍정밀의 공개매수 청약은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이뤄졌다.
양사의 주가를 감안하면 고려아연은 영풍·MBK연합이 제시한 공개매수가를 하회했고 영풍정밀은 이를 상회한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현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상회하면 공개매수에 응할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현 주가보다 낮은 공개매수가에 응하면 저가 매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12일 전격적인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하고 이튿날 곧바로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이들은 당초 주당 66만원이었던 공개매수가를 75만원, 83만원으로 두 차례 상향 조정했다. 이에 경영권 수성에 나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주당 83만원으로 개시한 뒤 89만원으로 한 차례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장 마감과 함께 종료된 MBK 측의 공개매수의 청약 수량은 결제일인 오는 17일에 공개될 예정으로 그 결과에 따라 이번 경영권 분쟁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영풍·MBK 연합의 최종 공개매수가격은 83만원으로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89만원(최대 수량 발행주식총수의 20%)보다 낮아 목표한 최대 수량(발행주식총수의 14.61%)을 채우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도 영풍·MBK 연합은 3만원으로 최 회장(3만5000원)측 보다 낮다.
다만 투자자별로 유불리가 갈리는 세금 문제, 영풍·MBK 측이 제기한 최 회장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 불확실성, 유통주식 수 인식차에 따른 초과 청약 우려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승부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최 회장측보다 먼저 공개매수를 종료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자사주와 영풍정밀 공개매수 종료일은 각각 오는 23일과 21일이다.
결국 이러한 여러 변수들로 인해 한 쪽의 승부가 기울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승부가 나지 않으면 현재의 경영권 분쟁 상황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동안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공개매수 종료 이후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12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종가 기준 55만6000원이었지만 영풍·MBK연합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13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9.78%(11만원)나 급등했다. 이후 다시 60만원대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후 양측의 공개매수가 상향 경쟁이 펼쳐지면서 다시 70만원선을 넘고 80만원선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영풍정밀도 주가가 3배 이상 뛰었다. 지난달 12일 종가가 9370원에 불과했지만 공개매수 시작 3거래일만은 지난달 20일 2만원선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 4일에는 3만원선을 뛰어 넘어 3만원 중반대(3만4700원·10월 7일 종가 기준)까지 올랐다 조정을 거친 뒤 여전히 3만원선을 넘나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영풍·MBK 연합에 이어 최 회장측의 공개매수가 종료된 이후 양사의 주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결국 최종 승부는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날 가능성이 있어 양사의 주가는 장기간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