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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리자 4% 예금 '실종'…대출 이자율만 '고공행진'


입력 2024.10.20 06:00 수정 2024.10.20 06: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은행 예금 3.5% 미만, 주담대는 7%

저축은행 4% 예금 79곳 중 1곳뿐

벌어지는 예대금리차…차주 부담↑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창구 안내문. ⓒ뉴시스

한국은행이 3년 2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높은 이자율의 정기예금도 사라지고 있다. 은행권은 물론이고 저축은행업계서도 연 4% 금리의 정기예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대출금리만 높아지면서 예대금리차만 확대됐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4%의 금리를 주는 곳은 조은저축은행 단 한 곳이었다. 조은저축은행은 서울 본점에서만 조건 없는 4.00%의 금리를 선보였다.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12개월 평균 금리는 3.68%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과 다른 분위기다. 지난달 23일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에서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은 ▲참(4.10%) ▲대한(4.00%) ▲상상인플러스(4.00%) ▲유니온(4.00%) ▲조은(4.00%) 등 5곳이었다. 비대면 가입이 대부분이었으며,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12개월 평균 금리도 3.69%로 0.01%포인트(p) 더 높았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수신금리를 내리기도 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 16일 수시입출금식 통장(사이다입출금통장)의 금리를 3.2%에서 3.0%(잔액 1억원 이하 기준)로 0.2%p 낮췄다. 지난 8월 초 해당 통장의 금리를 인상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신한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도 수신상품의 금리를 0.1~0.2%p 내렸다.


은행권은 저축은행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최고 연 3.35~3.42% 수준에 불과하다. SC제일은행은 주요 예금상품의 금리를 0.1%p 인하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역주행 중이다.


5대 은행의 지난 17일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73~6.13%에 형성됐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7%를 뚫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7.286%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의 변동형 상단은 6.67%를 찍었다. 한은의 '피벗(통화정책전환)'을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승은 지난 15일 발표된 9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상승하고, 올해 연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강화가 이어지며 대출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신금리 반영은 즉각적이지만, 대출금리는 되려 올라가면서 예대금리차만 벌어지는 형국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월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0.57%로 전월(0.43%) 대비 0.14%p 확대됐다. 현 시점에서는 더욱 벌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이유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차주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질문에 "가계대출 증가와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관련, 금융당국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조금 더 타이트한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담대 시장에서는 조금 더 가산금리 등의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원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분석을 한 결과 0.25%p 기준금리 인하가 짧게 한두 달 이후부터 다수의 차주들에게 실질적으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이상 되는 이자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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