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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금값 채소’ 초저가에 내놓는 비결은...“직거래‧자동화‧AI”


입력 2024.10.22 07:13 수정 2024.10.22 07:1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후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산지 개발

산지 직거래, 계약 재배, 통합 매입으로 가격 안정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배추가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올해 유난히 긴 폭염으로 채소, 과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물가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국 주요 산지에 MD를 파견, 산지와의 직거래로 유통 단계를 축소하고 자동화 설비 투자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물가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해 품질까지 한 단계 높이면서 가성비 상품으로서도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장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배추, 무 가격은 작년 대비 40~50% 급등했다. 김장 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 포기김치도 귀한 몸이 됐다.


토마토, 양상추 등 채소 가격도 전달 보다 50% 이상 급등하면서 햄버거 등 외식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평년에 비해 긴 무더위로 작황이 악화되면서 채소, 과일 등 먹거리 가격이 크게 뛴 탓이다.


이런 가운데 편의점, 대형마트에서는 연일 채소, 과일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GF리테일

편의점 CU는 연초부터 선보인 스낵, 우유 등 1000원 이하 가성비 상품을 최근 채소로 확대해 990원 상품을 선보였다.


양파, 대파, 마늘, 당근 등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9가지 채소로 모두 990원에 구매 가능하다.


CU 과일‧채소 담당 MD는 시시각각 변하는 작물 시황을 점검하고 원산지를 수시로 관리해 상품의 신선도를 높이고 있으며 해당 상품들은 1~2인 가구가 요리하기 좋은 한 끼 중량으로 개별 포장돼 고객 편의까지 강화했다.


특히 채소류 전문 유통 채널인 ‘만인산농협 산지유통센터’와 직접 거래해 선도는 높이고 유통마진을 최소화했다.


또 자동 포장기, 다관절 로봇 등의 친환경 및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 기반의 설비를 활용해 원물을 일일이 소분하는 과정을 대폭 줄이며 생산성은 올리고 원가는 대폭 낮췄다.


과거 편의점은 마트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팬데믹 이후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급부상하면서 신선식품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CU 식재료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21년 21.4%, 2022년 19.1%, 2023년 24.2%, 올해(1~9월) 16.9%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U는 지난해 식재료 상품의 품목을 전년 대비 30% 이상 확대하고 쌀, 과일, 채소 등 1~2인 가구 식생활에 맞춘 소포장, 소용량 식재료 출시에도 힘쓰고 있다.


ⓒ롯데마트

대형마트는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 낮추기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롯데슈퍼와, 이마트는 에브리데이, 트레이더스 등 그룹 유통 계열사 간 통합 매입을 통한 바잉파워 시너지를 내고 있다.


롯데, 이마트의 경우 오랜 기간 마트 영업 노하우를 발휘, 계약 재배 물량을 늘리고 사전 비축 물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고물가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작년 대란이 일었던 사과를 대상으로 11월까지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한다.


안정적인 물량 수급을 위해 올 상반기부터 기존 주요 사과 산지였던 충주, 안동 지역 외에 양구, 보은 등 고지대 산지를 추가 확보하고 올 상반기 대비 매입 물량을 5배 가량 늘렸다.


또 육안-기계 세척-AI로 이어지는 3단계 선별 과정을 도입해 중량과 당도 외에 수분 함량과 후숙도까지 검증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출하량이 늘면서 맛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샤인머스캣에도 AI선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AI선별기를 통해 포도송이에 달려 있는 알맹이들의 외형을 분석함으로써 16brix(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상품을 선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이달 초 가격이 급등한 시금치를 당시 시가 대비 60% 이상 싸게 내놓으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날씨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대단지 시설 재배 농가를 사전에 확보하고,이마트 단독 산지와의 계약 재배를 통해 물량을 대량 매입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길어지는 폭염 상황을 주시하던 담당 바이어의 신규 산지 개발 노력도 한 몫 했다.


기존에 시금치 농사를 짓지 않았던 충남 예산 등 산지 다변화를 통해 시금치 출하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여러 산지에서 안정적인 물량 수급을 이끌어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작황 전망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사전 비축 물량을 늘리고 기후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산지 개발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저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량 매입과 사전 비축이 가격 경쟁력의 핵심 축이 됐다. 품질 향상을 위한 AI 기술 등에도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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