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5일 파업 지침→사망사고 발생으로 28일 파업 취소
지난해 수준 기본급 인상 여부가 타결 관건
HD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주 4일간 줄파업을 벌인 노조는 28일 일단 정상 조업에 복귀했으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라 파업 재개 가능성은 열려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는 당초 이번 주 5일 내내 하루 7시간씩 파업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지난 26일 울산조선소에서 발생한 협력업체 근로자 사망으로 이날 파업을 취소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4일 연속 하루 7시간씩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을 최대화하기 위해 기자재와 선박 블록 등이 오가는 주요 거점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는 ‘물류파업’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물류 동선을 확보하려는 사측 관리자들과 갈등을 빚었다.
일단 이날은 파업 없이 정상 조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어 다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29일 이후 파업 재개 여부는 중앙쟁대위 의장(지부장)이 결정하는 대로 조합원들에게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다.
노사 교섭은 지난달 25일을 마지막으로 결렬됐다가 이달 21일 재개돼 매주 월‧수‧금 집중교섭이 이뤄지고 있다. 노조는 이날 교섭에서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지난달 5일 기본급 10만2000원(이하 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00만원 등을 제시했다가 노조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며 줄파업을 벌이자 지난달 25일 교섭에서 2차 제시안을 내놨다. 2차 제시안은 기본급 12만25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30만원, 중대재해 미발생 성과금 신설 등으로 1차 제시안보다 크게 올랐지만 노조는 이 역시 거부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의 최초 요구안은 기본급 15만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으로, 호봉승급분 3만5000원을 포함할 경우 19만4800만원에 달한다. 사측 2차 제시안과의 격차는 7만2300원이다.
다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노조는 지난해 인상폭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 격려금 400만원+상품권 50만원 등 역대 최고 조건으로 교섭을 타결했었다.
사측의 2차 제시안은 이보다 기본급은 4500원 낮고, 격려금은 20만원 적은 수준이다. 사측은 앞으로 교섭에서 2차 제시안보다는 진일보된 3차 제시안을 내놓을 의향은 있지만 인상폭을 지난해보다 높일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25일 배포한 사내 소식지를 통해 “2차 협상안을 바탕으로 기본급을 추가 제시할 의향이 있다”면서 “인상 수준이 지난해 수준을 넘을 수 없지만, 임직원들이 받는 임금 총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많은 보상이 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