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손광진 판사는 박 대표와 활동지원사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박 대표에게 700만원, A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6에는 공공기관이 사법절차에 있어서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고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정하고 있고 경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고 호송하는 과정에서도 지켜져야 한다"며 "경찰관들이 원고들을 호송한 일련의 과정은 이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현행범 체포의 요건인 범죄의 명백성과 체포의 필요성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라며 "피고는 공무원들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서 박 대표와 A씨는 전장연 시위 도중 경찰에게 불법적으로 체포됐다며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의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7월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가로막아 운행을 방해하며 시위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가 석방됐다. A씨도 함께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이후 박 대표는 "요건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경찰이 현행범 체포했고 장애인 호송 전용차량 등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조사를 마친 후 21시간 이상 불법 구금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날 선고 직후 박 대표는 취재진에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됐음에도 국가는 어떠한 감수성도 없이 관행대로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부와 서울시가 경찰력의 과도한 행사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주길 촉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