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팀 킬러' T1 vs 창단 첫 우승 도전 BLG 맞대결
전 세계서 응원 위해 런던 방문…e스포츠 향한 마음 같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에서 최고팀을 가리는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는 오전부터 e스포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촉촉하게 내리는 비도 무색하게 e스포츠 팬들의 얼굴은 상기됐다.
O2 아레나 앞 광장에는 라이엇게임즈가 주최하는 부스가 자리 잡았고,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한 코스어와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이 생겼다.
유럽에서 롤드컵이 개최되는 것은 첫 시즌을 제외하면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2015년, 2019년, 2021년에 이어 올해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O2 아레나는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대형 실내 경기장이다. UFC 메인 이벤트 경기장으로 자주 사용됐으며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에스파 등 K-POP 대표 아티스트들의 콘서트 장소로 애용된 곳이기도 하다.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한국팀 T1과 중국팀 빌리빌리 게이밍(BLG)이 O2 아레나에서 진행되는 롤드컵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T1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4강에서 한국팀 '젠지'를 3:1로 꺾고 롤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BLG는 4강전서 웨이보 게이밍(WBG)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고 가뿐하게 결승전에 진출했다.
전 세계 롤 e스포츠 팬들은 각기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으며 O2 아레나를 방문했다. T1이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T1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결승전에 올라오지 않은 한국 리그 LCK팀인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유니폼도 눈에 띄었다.
캐나다에서 이날 경기를 관람하러 런던을 찾은 T1팬 숀 텔 씨는 "2015년부터 T1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페이커를 가장 좋아한다"며 "롤드컵 직관은 처음인데 티켓을 구하기 어려웠지만 남편과 함께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롤드컵 8강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장을 방문한 한국팬도 있었다. 스페인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송주현 씨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8강과 4강 경기를 모두 직관하고 결승전까지 보러왔다"며 "2022년부터 T1을 응원하기 시작해 LCK를 모두 챙겨보는 편"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BLG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중국인 위니 씨는 "BLG에 소속된 팀원이 모두 중국인이어서 응원하게 됐다"며 "T1이 워낙 잘하는 팀이라 BLG의 우승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응원하러 왔다"고 BLG 깃발을 흔들며 말했다.
유럽 리그 프나틱 응원하는 팬도 있었다. 미국에서 온 제이 씨는 "프나틱을 응원하지만 친구들이 T1 팬이어서 같이 롤드컵 결승 경기 직관을 오게 됐다"며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지난 8월 처음 오픈됐던 롤드컵 결승 예매는 이후 2차 예매 기간까지 거치면 약 1만4500석이 모두 매진됐다. 다만 라이엇은 경기장 외에도 O2 아레나 주변 영화관에서도 결승전을 볼 수 있는 상영관을 마련됐다.
한국에서 온 T1 팬 장노아(22) 씨는 "결승전 티켓팅에는 실패했지만 O2 아레나 주변 영화관에서 경기를 상영해줘서 그 좌석을 예매해 런던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T1이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리면 통산 5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