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에만 40.2% 급증
불어나는 리스크 대응 시급
국내 건설업체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빌린 돈이 한 해 동안 600억 넘게 불어나면서 22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 역시 기업금융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면서, 자금 사정이 나빠진 건설사들이 시중은행뿐 아니라 인터넷은행까지 노크하는 사례가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들의 건설업 대출도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국내 인터넷은행 3사가 건설업체에 내준 대출 잔액은 총 2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가 97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카카오뱅크(636억원)와 케이뱅크(574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물론 인터넷은행들의 기업금융 사업이 작은 탓에 시중은행 등에 비하면 건설업 대출 규모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인터넷은행들의 건설업 대출 증가율은 전체 은행권 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인터넷은행 3사를 제외한 국내 17개 은행의 건설업 대출 잔액은 총 46조159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3.5% 정도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경우 19조8456억원으로 22.1% 증가했다.
건설업계가 인터넷은행으로 손을 내밀고 있는 건 그만큼 관련 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체적인 수익이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운영 자금을 충당하지 못하고, 은행 빚을 내는 곳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규제와 경쟁 심화로 기업대출을 돌파구로 삼고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왔지만,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기업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기업대출을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시중은행의 건전성 악화가 인터넷은행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대 은행의 건설업종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율은 평균 0.50%로 전년 동기 대비 0.11%포인트 높아졌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1.21%로 0.26%p 상승했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의 기업대출 연체율 역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24%, 1.47%까지 뛴 상태다.
금융권에선 연내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사업장의 2차 사업성 평가를 마무리하고 각 금융사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턴넷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차 평가에선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PF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고, 당국도 이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들의 향후 건전성 관리는 성장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은행의 경우 건전성이 악화되면 중저신용자들이 직격탄을 받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