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1심 생중계 여부 결정 가능성
이재명 대표 공식 입장 無 가운데
내부선 "어떤 모욕적인 행태 아니냐"
"윤석열 정권 하 봐주기 가능성 낮아"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선고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판 생중계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판부가 13일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에 대한 생중계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의 생중계 여부에 따라, 이후 예정된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생중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연일 이재명 대표의 무죄 여론전을 펼치면서도, 막상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 수호를 위해 이 대표의 선거공판을 전 국민에게 생중계해야 한다는 여당의 입장에 극렬한 반발을 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선 여당의 생중계 요구를 일종의 '모욕적인 행태'라 보는 등 엄호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이재명 대표는 현재 4개의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처음으로 오는 15일 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선고가 내려진다. 만약 선거법 위반 혐의에서 유죄가 인정돼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나오고, 이후 최종 확정될 경우엔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간 피선거권이 상실된다. 이 경우 차기 대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앞서 지난 4일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이 법원에 이 대표의 재판 생중계 요청서를 제출했고, 이어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도 생중계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서도 "민생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태산이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공당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자각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대표 개인 비리에 대한 재판이 정 궁금하다면, 국민과 함께 생중계로 지켜보면 그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아직까지 자신의 1심 판결 생중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킨 채 법정으로 향했다. 선고 재판 생중계에 대한 질문에도 묵묵부답했다.
이 대표가 침묵하는 가운데, 민주당 개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무죄 호소'뿐 아니라 여당이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목소리를 분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피고인에 대한 어쨌든 명예훼손이라든가 또는 그런 의미가 더 큰, 어떤 모욕적인 그런 행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런 요구가 오히려 법원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장경태 의원도 최근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예전에는 대법원 판결만 생중계했고 1·2심 (생중계)같은 경우는 지금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며 "그 부분은 아마 윤석열 대통령께서 검사 시절에 여러 수사를 했던 부분에 대해서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혹시나, 소위 봐주기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서슬 퍼런 윤석열 정권 하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봐주기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생중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지금 재판부든 검찰이 지금 봐주기 수사, 봐주기 재판을 할 분위기냐"라고 비판했다.
한편 재판 중계는 재판부 소관이다. 법원조직법과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대법원 규칙 등에 따르면 재판장은 피고인의 신청이 있을 때 중계방송을 허가할 수 있다. 피고인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는 공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계를 허가할 수 있다.
기존 1·2심과 같은 하급심 생중계가 진행됐던 선례는 2018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같은 해 7월 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 2018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 횡령·뇌물 사건 등 세 건이다. 세 건 모두 장비 설치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선고 사흘 전에 생중계가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