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은행권 나라사랑카드 '반짝 구애'…오명 벗을 '문화 지원' [기자수첩-금융증권]


입력 2024.11.13 07:00 수정 2024.11.13 07:00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대규모 고객 유치할 수 있어

사업자 선정 열 올리는 은행

정작 필요한 '문화 지원' 뒷전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행권이 내년 초 진행되는 '나라사랑카드 3기'를 차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장병들이 병역판정 검사부터 군복무 기간 동안 각종 급여를 지급받는 다기능 스마트 카드다. 지난 2기 선정 이후 10년 만에 진행되는 사업자 선정인 만큼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현재 사업자인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을 비롯해 1기 사업자였던 신한은행 역시 전면전에 뛰어들었고,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M뱅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우체국 역시 경쟁에 참가하면서 총 10곳이 참여한다.


은행들이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열을 올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장병들의 월급을 예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동시에 연 20만명이 넘는 장병을 잠재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현재 은행들이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행하는 움직임이 '반짝 구애'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단 선정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은행들은 올해 들어 전역 장교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군 관련 전용 대출 상품 등을 속속 내놓고 있다. 사업자 선정 평가단의 눈에는 들지 모르겠지만, 실질적인 병력과 군 문화 발전에는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은행들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말한다. 바로 문화사업이다. 문화사업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군대는 더 그렇다. 현재 우리나라 군 부대를 위해 만들어지는 옛날식 위문 공연을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병들의 에너지도 일깨워 주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 대한 역사적인 교훈을 주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민간 기업인 은행이 군대에 문화 재원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2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제안서 평가 배점에 따르면 ▲재무구조(14점) ▲경영상태(6점) ▲사업이해도(5점) ▲투자비·운영 유지비(5점) ▲카드발급·재발급 방안(23.5점) ▲부가서비스(25점) ▲일정·사업관리(5점) ▲운영·유지보수(5점) ▲추가제안 사항(10점) 등 총 합계는 98.5점이다. 이 중 은행들이 효율적으로 가점을 노릴 수 있는 것은 추가 제안 사항이다. 군 부대와 장병들의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제안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방부 관련 전문가는 문화 사업 자체를 지원하는 것도 해당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언했다. 얼차려만이 군문화가 아니다. 전쟁 영상을 보는 것 만이 정신 교육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기리고 추모하는 공연을 후원하는 것도 군문화를 발전시키는 방법이다. MZ세대 군인들은 지루한 교육 영상을 더 이상 보지 않는다.


은행들은 이자장사 논란을 받으며 전례 없는 비난 여론을 마주하고 있다. 없는 말이 아니다. 국민들은 은행들이 벌어 들인 이자 자체를 나무라는 것이 아니다. 그 만큼 실질적으로 사회에 환원이 되는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기자수첩-금융증권'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