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앞두고
민주당 의원·당직자에 '언행 주의령'
李 "품격있는 대중의 언어 사용하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사흘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에게 '언행 주의령'을 내렸다.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에서 예상 밖의 '중형'이 선고되자 남은 재판에서라도 사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당부로 보인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과 당직자의 거친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상대방 언행이 아무리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우리까지 거친 언행을 쓰면 국민들로부터 호응받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가 국민들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품격있는 언어를 써주길 바란다고 했다"면서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의 표현이 과격해지고 있는 점에서 대중의 언어로 격조있게 말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헌법에 따라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온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로서 정의를 발견하고 실체적 진실에 따라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대다수 법관들에게 그리고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전해드린다"고 치켜세웠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향후 이어지는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비롯해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추후 대장동, 대북송금 사건 등에 대한 재판 결과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가 발언에 유의하라고 한 것이 사법부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말씀드린 것은 사법부와 직접 연관돼 있는 것은 아니다"며 "말 그대로 의원과 당직자의 표현이 과격해지는 것에 대해 좀 더 대중의 언어대로, 격조있게 얘기해달라는 당부"라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이 대표가 오늘 갑자기 사법부를 두둔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들은 바 없다"고 했고, '대변인이 다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의 주의 발언을 전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김 대변인은 이날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 대표의 발언 배경'을 묻자 "당대표의 발언을 평가할 이유는 없다"고 했고, '그렇다면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의 재판과 관련해 무엇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