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빙', 한국 뮤지컬 참여 배우들로 구성
뮤지컬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위키드가 실사 영화로 새롭게 탄생하며 국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위키드'의 첫 주 누적 관객수는 65만 268명이다. 개봉 첫 날, 8만 4926명으로 시작해 첫 주말(22~24일) 50만 588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자신의 진정한 힘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분)와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위키드'는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우정을 쌓아가며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을 그린 이야기다.
특히 한국어 더빙판은 원작의 메시지와 감성을 충실히 전달하면서도 한국 정서에 맞춘 정교한 로컬라이징 전략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모양새다.
한국어 더빙판은 한국 공연 '위키드'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중심으로 캐스팅을 진행했다. 박혜나가 엘파바, 정선아가 글린다 더빙으로 참여했다. 피에로는 고은성, 마법사는 남경주, 마담 모리블 역은 정연주가 맡았다.
특히 박혜나는 뮤지컬 '위키드'의 한국 초연과 재연에서 엘파바 역으로 참여, 국내 최다 엘파바역을 맡은 배우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이에 영화에서도 자신만의 섬세한 노하우로 엘파바 목소리 연기에 도전해 몰입감을 높였다.
정선아 역시 초연, 재연, 삼연에 걸쳐 활약한 바 있다. 사랑스럽고 밝은 이미지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은 만큼, 이번에도 매력 넘치는 글린다로 세밀한 디테일을 더했다.
뮤지컬 무대에서 쌓아온 감정선과 연기의 디테일이 더빙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어,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은 더하되, 이질감은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더빙판의 번역 작업에서도 한국 관객들을 위한 세심한 로컬라이징이 돋보였다. 일반적으로 실사화 영화 번역은 대사와 음절을 새롭게 맞추는 작업으로 진행되지만, '위키드'는 한국 공연 대본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연 대본에서 가져온 가사와 대사는 원작의 메시지를 충실히 유지하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기존 공연과 실사 영화 간의 자연스러운 연결성을 느끼게 했다.
물론 모두 기존 공연 대본을 그대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영화의 특성에 맞춰 일부 가사와 대사도 수정되거나 새롭게 제작되기도 했는데, 예로 '원 쇼트 데이'(One short day)에서는 뮤지컬 도입 부분에 없는 더빙 가사가 추가됐다. 이는 기존의 서사와 인물의 감정과 더 자연스럽고 이해될 수 있도록 어우러졌다.
뮤지컬 배우들의 목소리와 공연 대본을 활용해 관객에게 익숙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실사 영화에 적합한 번역과 세심한 수정 작업으로 위화감을 줄였다. 이는 단순한 로컬라이징 작업을 넘어, 글로벌 영화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이 팬들과 관객의 감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