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25일 일본 주요 일간지에 '현대차 축하' 광고 게재
일본 굴지의 기업이자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토요타가 현대자동차를 ‘동료’이자 ‘선의의 경쟁자’로 인정했다.
토요타는 25일 닛케이신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 신문, 쥬니치신문(지역), 스포츠지 등 10여개 일본 매체에 한글 광고를 게재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이 양사의 드라이버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을 배경으로 “정의선 회장과 현대자동차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한글 문구를 넣은 광고다.
전날까지 현대차와 토요타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사이였다. 21~24일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에서 열린 2024 WRC(World Rally Championship) 마지막 라운드에서 양사는 제조사 부문 우승을 놓고 최후의 결전을 벌였다.
결국 제조사 부문 챔피언은 토요타가,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은 현대차가 가져갔다.
당초 제조사 부문 우승도 현대차가 유력했다. 21일 아이치현 일대에서 진행된 WRC 2024시즌 마지막 13라운드인 ‘랠리 재팬’이 개최될 당시에는 현대차가 15점 앞서 통합 우승을 앞두기도 했다.
아지만 랠리 재팬 마지막 날 현대 월드랠리팀의 오트 타낙 선수가 불의의 사고로 이탈하면서 토요타에 역전당했다. 승부를 가른 것은 단 ‘3점’이었다.
자동차 업계 후발주자이자,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는 한참 후배인 현대차에 통합 우승을 빼앗길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광고 문구를 보면 토요타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을 즐긴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가 게재한 광고에는 “최종전의 재팬랠리까지 챔피언을 걸고 경쟁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팬 여러분도 재미있는 랠리를 보셨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승부를 합시다”라는 일본어 문구도 적혀 있었다.
최근 현대차와 토요타의 관계는 글로벌 무대에서 확연히 달라진 현대차의 위상을 보여준다. 연초 일본에서 만난 정의선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모터스포츠에 대한 서로의 열정을 확인하고 의기투합했고, 지난달 27일 한국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현대N X 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공동 개최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당시 아키오 회장은 정의선 회장을 태운 채 직접 야리스 WRC 경주차를 몰고 드리프트를 시연하며 모터스포츠로 하나 된 둘의 우정을 과시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양사의 수소차 및 수소생태계 구축과 관련된 협업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가 격변을 맞은 시점에서 이업종, 혹은 동종업계 경쟁사간 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세계 1위 토요타가 현대차와 끈끈한 관계를 드러내 보이는 것은, 현대차가 더 이상 뒤에서 추격해 오는 후발주자가 아닌, 함께 뛰어야 할 동료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