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김건희 특검법' 세 번째 거부권에 "비겁한 법꾸라지" 맹폭

"폭군 연산군조차 못했을 거부권 행사

재표결시 친한계 조직적 이탈표 기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세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 "비겁한 법꾸라지의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최근 여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갈등이 발생한 상황을 미뤄,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시 여당 내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오전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재가한 것과 관련 "정권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범죄를 옹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처리로 통과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과 10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이미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두 번 모두 국회 재표결 단계에서 최종 부결됐다. 이번 세 번째 거부권 행사로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가 내달 10일 재표결 절차를 거치게 됐다.

김 원내수석은 "계속 이렇게 (거부권을 행사) 하는 것을 보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악명 높았던 폭군 연산군조차도 만약 지금 시대에 대통령이 됐으면 '장녹수 특검법'에 대해 이렇게까지 연속으로 세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녹수는 조선시대 연산군의 후궁으로 연산군 정권의 실질적 2인자로 평가받는다.

거대 야당의 반복적 '김건희 특검법' 발의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국회 본회의 재표결 부결 및 법안 최종 폐기 수순이 쳇바퀴처럼 이어지는 형국에 국민의힘에서는 "위헌적 특검법 발의가 지겹다"는 표현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원내수석은 "국민들은 '지겹다'고 평가하지 않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여당이 방어하기가 지겨운 것"이라며 "위헌적이라는 이유가 야당이 단독으로 처리했다는 건데, 그거야말로 헌법을 위반하는 굉장히 독선적이고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 헌법에는 국회는 다수결로 처리하도록 돼 있는데 계속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범죄를 지키려고 하는 그 행태가 국민들께 피로감을 주는 것이고, 굉장히 불쾌하고 오히려 지겨운 일들"이라며 "역대 (대통령 중에서) 본인과 본인 배우자의 가족 사건에 이렇게 거부권을 행사하는 정권을 본 적이 없다"고 일갈했다.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당 내의 이탈표가 등장할 가능성도 전망했다. 김 원내수석은 "여당 내에서 '레밍 쥐'에 비유하는 그런 얘기들이 나온다"며 "'윤 대통령만 보고 달려가다가 같이 공멸할 수 있다' 이런 위기감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당이라도 살리려고 하는 의원들이 뭉쳐서 결국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깃발을 들게 만들지 않을까 한다"며 "한 대표가 먼저 깃발을 들면 의원들이 따라가는 구조를 쉽게 생각하겠지만, (반대로) 의원들이 깃발을 먼저 들어버리면 한 대표가 든 것처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