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안 드는 공무원 신상 공개했다…좌표 찍는 실세男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으로 지명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리에 있는 공무원의 실명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미 CNN에 따르면 지난주 머스크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기후 관련 정부 직책을 맡고 있는 4명의 이름과 직함을 두 건 올렸다.

게시물 중 하나는 "미국 납세자들이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의 '기후 다변화 국장' 고용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USIDFC는 기후 변화의 가장 파괴적인 영향을 겪고 있는 저소득 국가에서 기후 완화, 회복력 및 적응에 대한 투자를 지원한다.

머스크가 이 게시물에 "가짜 일자리가 너무 많다"는 댓글을 달며 사실상 해고하고 싶은 공무원에 대한 '좌표'를 찍은 셈. 각 게시물은 수천만 번 조회됐고, 이름이 거론된 4명의 여성 중 1명은 자신의 SNS 계정을 삭제했다고 CNN은 전했다.

머스크는 에너지부 산하 대출프로그램사무국(LPO)의 최고기후책임자도 끌어냈다. 이 사무국은 초기 투자가 필요한 신생 에너지 기술에 자금을 지원한다. 2010년에는 테슬라 모터스에 4억65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 보건복지부(HHS)에서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고문으로 근무하는 또 다른 여성도 머스크의 표적이 됐다. HHS는 오염 및 기타 환경적 위험으로부터 공중 보건을 보호한다. 특히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영향을 크게 받는 저소득·유색인종 지역 사회 보호에 중점을 둔다.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고문은 2022년 바이든 행정부의 HHS에서 신설된 직책이다.

주택도시개발부(HUD)의 기후 담당 선임고문을 맡은 여성도 머스크에 지목됐다.

CNN은 "머스크에게 좌표가 찍힌 공무원들을 향해 부정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으며, 일부 다른 공무원도 머스크 때문에 신변에 위협을 받거나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