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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계엄령] 비상계엄 사태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부각…외인 수급 이탈 ‘촉각’


입력 2024.12.04 16:20 수정 2024.12.04 17:0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코스피, 외인 4100억 순매도에 1.4% 급락

국내 정치적 특수성에 따른 불확실성 입증

환율 연내 1500원 전망…투심 악화 불가피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비상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과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부각시켜 외국인의 증시 이탈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증권가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따라 단기 변동성 확대를 전망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10포인트(1.44%) 급락한 2464.00으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나홀로 4088억원 순매도 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전날 7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400억원, 170억원 순매수하며 물량을 소화했으나 급락장을 막긴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의 수급 이탈은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인 3일 밤 10시 30분경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지만 2시간 반 만인 국회가 4일 오전 1시경 본회의를 열고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시켰고 이후 계엄 선포 6시간 만인 오전 4시30분 계엄 해제가 이뤄졌다.


계엄 선포 이후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가 한 때 4.6%까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까지 속등하는 등 금융 시장은 요동쳤다. 이에 증시가 열리기 전부터 이날 개장 후 외국인의 ‘패닉 셀(공포에 따른 투매)’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행히 계엄이 조기에 해제되면서 이날 증시는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았지만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시장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6당은 국회 의안과에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공식접수했다. 향후 국회에서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정국 불안과 정치적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4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번 사태는 국내 정치적 특수성이 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크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다시 부각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외국인 수급 이탈에 따른 증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외신들은 계엄 사태가 한국 경제에 충격과 새로운 불확실성을 가져왔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가능성을 점쳤다.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경우 한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내리며 국내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심지어 현재 전시 상황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도 한국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증권가는 원·달러 환율이 연내 1500원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거론하며 당분간 외국인의 투심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계엄 사태에 따른 충격은 시간이 갈수록 완화 가능성이 높아 자본 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진단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정치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자금 이탈 압력이 잔존한다”며 “정황 상 향후 탄핵 정국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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