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미니쿠퍼 S, 3도어 시승기
1인 가구 최적화된 크기 및 실용성
쾌적해진 내부, 완벽해진 디스플레이
"뒤에 사람은 못태워요"... 비좁은 2열 고려해야
프리미엄 수입 소형차, 미니(MINI)를 떠올리면 모두가 떠올리는 얼굴. 덩치 큰 컨트리맨도, 뚜껑 열고 달리는 컨버터블도 아닌, 바로 '미니 쿠퍼'가 아닐까. 상징적 디자인이 가장 잘 묻어나는 얼굴과, 작은 몸에 안 어울리는 시원시원한 달리기 실력 때문이겠다. '미니'라는 브랜드명 답게 미니는 작을 수록 사랑스러운 듯 하다.
미니의 대명사 같은 모델, '미니쿠퍼 S'의 3도어 모델을 시승해봤다. 트렁크를 포함한 문짝 세개로 최소화한 작은 몸집이 불편함 속에서 큰 차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을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까. 시승모델은 미니 쿠퍼 S 3-도어 페이버드 트림, 가격은 4810만원이다.
"이게 정말 굴러갈까?" 마치 장난감 같은 예쁜 민트 색상과 처음 경험하는 왜소한 몸집은 기대감보다 당황스러운 감정을 더 먼저 불러 일으켰다. 항상 어딘가 아쉬운 디자인을 하고 있는 자동차의 세계에서 이토록 모난 데 없이 완벽한 차를 만나게 될 줄이야. 디자인만 보고 구매했다는 미니 오너들의 간증은 사실이었다.
역시나 부푼 마음의 원인은 얼굴이다. 모난 데 없이 둥글둥글한 몸매에 미니 특유의 원형 헤드램프는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요소다. 그 아래 그릴을 감싼 팔각형 윤곽은 전작보다 더욱 짙어지면서 미니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돋보이도록 했다.
측면으로 후면으로 돌아서도 장난감 같이 통통 하고 사랑스러운 외모는 숨기기 어렵다. 특히 후면에는 미니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유니언잭 헤드램프가 그대로 반영되면서 영국 태생임을 강조했다.
내부는 어떨까. 그간 귀여움이 마음이 뺏겨 미니를 구매한 소비자들도 하나같이 아쉬워 했던 '귀엽지 않은 내부'는 4대로 진화면서 외관의 기대감을 그대로 가져갔다. 문짝을 열어 젖히면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운전자를 맞이하는데, 이전에 알던 투박한 미니가 아니다.
우선 소재의 질감 부터 달라졌다. 대시보드가 마치 패브릭 소파처럼 따뜻한 직물 느낌을 내는데, 실제로 패브릭이 아니라 친환경 소재라고 하니 안심 해도 괜찮겠다. 센터 콘솔 역시 같은 소재로 뒤덮인 작은 상자가 마련 됐다.
가장 눈에띄는 건 역시나 미니의 상징과 같은 원형 디스플레이였다. 생김새는 원형인데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제한적이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 디스플레이는 원형 전치를 활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전체를 사용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오랜시간 협력한 결과물이다. 특히 티맵과 합작해 내재화한 내비게이션은 예상보다 더 정확하고 꼼꼼했다. 좌회전, 우회전, 갈림길 등에서 방향을 나타내는 그래픽이 추가로 나타나 초행길에서도 걱정할 필요를 덜어준다. 수입차 오너의 숙명이던 휴대폰 내비게이션은 미니쿠퍼 안에선 예외다.
1열 공간은 예상외로 널찍했지만, 3도어인 만큼 뒷좌석에는 사람을 태우기 쉽지 않다. 뒷좌석 역시 시트가 마련되긴 했지만, 발을 둘 곳이 없어 정자세로 안전벨트를 매고 앉아있기엔 위험할 것을으로 보였다. 뒷자석은 폴딩해 넓은 트렁크 공간으로 대체하는 것이 실사용 방법에 가깝다. 1인 가구에게만큼은 최적의 차량이다.
주행감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고카트(Go-Kart) 필링'이라는 단어로 꾸며졌지만, 일상 속에서 타기에는 거친 승차감이 이번 신형에선 꽤나 승용차다워졌다. 노면에서 느껴지는 충격을 온 몸으로 받아내야했던 야생마같은 미니가 훌륭한 교육 끝에 온순해진 듯 했다.
조그마한 체구로 경쾌하게 달리는 짜릿함은 그대로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을 꾹 눌러밟자 미니쿠퍼는 기다렸다는 듯 시원하게 달려나갔다. 등 뒤에서 구르릉 대는 엔진소리와 완전히 없어지진 않은 거친 주행감의 합이 아주 잘 맞다. 먼 길을 가기에 편한 차는 아니지만, 1~2시간 가량의 주행에서는 쫀득하고 재밌는 주행이 매력적이다.
미니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미니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스텝트로닉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탑재됐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6초 만에 가속한다.
주차시 간편함은 뭐니뭐니해도 미니의 최대 장점. 귀여운 외모와 무시하기 어려운 성능도 좋지만, 수두룩한 큰 덩치들 사이에서 좁다싶은 주차칸에도 쏙 들어간다.
약 350km의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3.1km/l.고속도로, 시내 등을 가리지 않고 혹사시켰음을 감안하면 준수한 연비다. 공인 표준 연비는 복합 기준 12.7km/l다.
시승 후 구매욕구가 치솟아 다시 찾아본 4810만원의 가격은 결코 쉽지 않은 금액. '이 돈이면~ 00를 사지' 라고 거들어댈 친구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동승객을 자주 태우고, 혼자인데도 짐이 많다면 추천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니쿠퍼S 3도어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고려한다면 구매 후에는 아쉬움 보다는 만족감을 끝없이 선사하는 '애마'가 될 여지가 충분한 차다. 큰 차가 필요하지는 않은데 어디서든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차가 필요하다면, 운전 시 만족감은 비교할 데가 없을 듯 하다. 미니의 장수비결은 여기에 있다.
▲타깃
-내 차는 혼자 탈거지만 완벽했으면 좋겠어
-장거리 여행 보단 일상 주행이 더 많은 당신
-주차 무서운 멋쟁이 초보운전자
▲주의할 점
-차량 공간은 시간이 지날 수록 아쉬운 법
-승차감은 개선됐지만 조용해지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