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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봉장→의원직 상실…'조국 없는' 혁신당, 운명은


입력 2024.12.13 00:10 수정 2024.12.13 00:15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정치생명 '제동'…22대 국회 입성 7개월만

혁신당 '리더 공백', 원내 입지 위기 불가피

조국 "혁신당 허술하지 않다" 단일대오 강조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대법원의 징역 2년 실형 확정 판결로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선봉장'을 자처했던 그의 정치생명이 먼저 일단락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혁신당도 당의 간판이자 유일한 대권주자이던 조국 전 대표의 부재로 인해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대표는 이날 대법원 선고 직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국은 여러분 곁을 떠나지만 잠시다. 더 탄탄하고 맑은 사람이 돼 돌아오겠다"며 "그때는 분명 더 나은 대한민국이 돼 있을 것이고, 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지기로서 여러분 곁에 서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과 6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19년 12월 조 전 대표가 이 사건으로 처음 기소된 지 5년 만이다.


조 전 대표는 실형이 확정됨에 따라 2년간 수형 생활을 해야 한다.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판결 즉시 의원직을 잃고 향후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됐다. 조 전 대표의 비례대표 의원직은 총선 당시 13번 후보자였던 백선희 당 복지국가특별위원장이 승계한다.


혁신당은 지난 7월 조 전 대표의 유고 상황을 대비해 '당대표의 궐위시 수석최고위원을 권한대행으로 지정'하는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만약 조 전 대표의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혁신당의 혼란상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조 전 대표는 "혁신당은 초심과 지향 그대로 굳건한 발걸음으로 전진할 것"이라며 "나는 잠깐 멈추지만 이는 결코 혁신당의 후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혁신당은 허술한 정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9일 오후 전남 영광군청 인근 사거리를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오는 10월 16일 치러질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지지를 호소했다. ⓒ데일리안 김찬주 기자

당헌·당규에 따라 대표권한대행은 김선민 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이 승계한다. 김선민 수석최고위원은 조 전 대표 선고 직후 "우리 모두 조국이 돼 조국을 기다리며 민주의 시간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신장식 혁신당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조 대표는 영어의 몸이 되지만 혁신당은 흔들림 없이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에 대한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의 위로 메시지도 이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국이 옳았다. 윤석열 3년은 너무 길었다"며 "내란 수괴 윤석열의 구속과 탄핵을 눈앞에 둔 결정적 순간에 영어의 몸이 된다니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정이다. 우리들은 언제나 그와 함께 할 것"이라고 적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페이스북에 "조 전 대표에 대한 유죄가 확정됐다.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이라며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건강한 모습으로 이 시련도 이겨내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혁신당이 조 전 대표의 공백 상태에도 그간의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내세웠지만, 위기감도 감지된다. 당의 구심점이 되는 대권주자가 없는 정당은 평상시 정국에도 생존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곧 대선 정국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권주자 없는 비교섭단체가 독자 생존을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일 탄핵소추되고 탄핵심판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실시된다면, 혁신당의 대선 후보로 누가 나서게 될지조차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 전 대표의 공백으로 우리 당의 전투력은 상당 부분 손실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것은 또 그것 나름대로 헤쳐나가야 하는 숙제지만, 조 전 대표가 없다고 혁신당 자체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차기 대권주자가 부재한 정당, 특히 제3당의 경우에는 당의 경쟁력이 제고되기 쉽지 않다"면서도 "조 전 대표가 현재 영어의 몸이 돼 종국에는 아니더라도 다음에는 대선후보로 나올 여지는 충분히 있다.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혁신당은 지난 3월 3일 '윤석열 심판의 선봉장'을 선언하며 공식 창당했다. 이후 정치권 다수의 예상을 깨고 4·10 총선에서 비례대표 12석을 확보해 원내3당으로 진입했다.


이후 당내 '탄핵추진위원회'를 꾸려 6개의 야당 중 가장 먼저 윤 대통령 탄핵을 공언했다. 특히 지난 10월 16일 재보궐선거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전남 영광·곡성에서 이른바 '호남 대전'을 펼치는 등 소수 정당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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