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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차 커진 韓·美 기술주…불확실성 해소로 재동조화?


입력 2024.12.13 07:00 수정 2024.12.13 07:0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M7 잇따라 최고치 경신 vs 삼전·SK하닉 하락 부진

빅테크 업황·주가 긍정적 수혜 작용 효과 복원 조짐

정치적 리스크 해소시 증시 환경 개선 효과 기대감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자료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한국 증시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되면서 기술주들간 온도 차도 커진 상황이다. 그동안 고공행진을 해 온 미국 나스닥 상장 기술주들에 비해 국내 종목들과 지수들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최근 재동조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국내 증시에 유독 심했던 불확실성도 다소 걷힐 것으로 보여 반도체 등 국내 기술주들의 향후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전날까지(11.1~12.1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5.57%(5만9200→5만5900원)와 5.48%(18만6300→17만6100원) 하락한 상태다. 이날 양사 주가가 각각 3.52%(5만4000→5만5900원)와 2.50%(17만1800→17만6100원) 반등했으나 그동안의 하락 폭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KRX 반도체지수와 KRX 정보기술지수도 각각 11.29%(3361.70→2982.18)와 10.50%(1437.55→1286.56) 내렸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가 2.90%(2556.15→2482.12), 코스닥지수가 8.04%(743.06→683.35)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와 전자·IT관련 종목들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 셈이다.


이같은 양상은 미국 뉴욕 증시에서의 기술주 강세와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뉴욕 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2만선을 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7(M7, 엔비디아·애플·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의 강세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시총 1위 기업 애플(종가 246.49달러)은 주가가 1980년 상장 이래 최고 수준인 250달러를 넘어 장중 250.8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테슬라(424.77달러·5.93%↑)도 지난 2021년 11월 수립한 사상 최고가(414.50달러)를 3년 여만에 경신했다.


또 구글 모기업 알파벳(195.40달러·5.52%↑), 아마존(230.26달러·2.32%↑),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632.68달러·2.16%↑) 등도 이날 잇따라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쓰는 등 ‘매그니피센트7'에 속한 7종목 중 4종목이 신고가를 수립했다.


이와함께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엔비디아(139.31달러)도 3.14% 상승하며 다시 140달러 선에 근접했고 마이크로소프트(448.99달러)도 1.28% 올랐다. M7은 아니지만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183.20달러)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주가가 6.63% 뛰었다.


이들의 상승세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347.65포인트(1.77%) 상승한 2만34.89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넘어선 것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최근 한 달간 추이에서도 국내와 미국 기술주들간 온도 차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이후(11.1~12.11·현지시간 기준) 테슬라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효과까지 겹치며 주가가 70.01%(249.85→424.77달러)나 올랐다.


또 아마존(23.53%↑·186.40→230.26달러), 알파벳(14.20%↑·171.11→195.40달러), 메타(11.47%↑·567.58→632.68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49%↑·406.35→448.99달러)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애플(9.11%↑·225.91→246.49달러)과 엔비디아(4.93%↑·132.76→139.31달러)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러한 온도 차는 그동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업황과 주가가 한국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쳐 온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올 하반기 들어 미국과 한국 증시간 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돼 온 데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관세 등의 리스크가 부각된 것이 다소 크게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재동조화가 나타나면서 과거의 상호 수혜적 관계가 복원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M7의 활약으로 기술주 기반의 미국 나스닥 지수가 사상 첫 2만선을 돌파하자 국내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한 것이 좋은 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6거래일 중 4거래일 오르며 반등하는 모습이다.


또 비상계엄 조치로 인한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확실성도 이번주를 넘기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국내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미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3거래일(10~12일) 연속 동반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결국 관건은 증시를 둘러싼 환경 개선 여부로 이에 따라 반도체 등 국내 기술주들의 주가 회복세가 보다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도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당장 저평가돼 있다는 점만으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간은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일회성 반등이 아닌 상승 추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승을 견인한 요인들의 지속성이 관건”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의 심리 안정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돼 심리적 측면에서 바닥 통과 시그널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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