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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갑작스레’ 사재기 열풍이 부는 이유는?


입력 2024.12.16 21:12 수정 2024.12.17 07:18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월마트 매장에서 한 여성이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 ⓒ AP/뉴시스

미국인들이 자동차와 가전제품,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앞다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 취임해 공약대로 관세를 인상할 경우 물가가 급등할 것을 우려한 탓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한 미국인들이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을 바꾸고 커피와 올리브오일 등을 사서 쟁여두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소프트웨어 컨설턴트 크리스토퍼 푸트(35)는 WSJ에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상품 가격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미 대선일 이후 그동안 사고 싶었던 것을 모두 구매했다며 삼성전자 히트펌프(8087달러)와 LG TV(3214달러), 데논 오디오(1081달러), 밀레 진공청소기(509달러) 등을 사는 데 모두 1만 2000달러(약 1723만원) 넘게 썼다고 덧붙였다.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에 사는 엔지니어 제라드 사렉(66)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것을 대비해 지하실에 커피와 올리브 오일, 종이 타월 등을 최대한 많이 구매하고 있다"며 "관세 인상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의 이민자 추방계획이 노동 비용을 상승시켜 국내 상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뉴욕에 사는 티아 흐루발라(25)도 최근 자동차 배터리를 교체하는 데 293달러를 지출했다. 그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한 달 더 기다리는 대신 바로 교체를 결정한 것"이라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시간대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는 '내년에 가격 인상이 예상돼 지금이 주요 물품을 구매하기에 적기'라고 답했다. 지난달 조사(10%) 때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말 크레디트카드닷컴의 설문조사 결과 미국 거주자 2000명 중 34%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확실성 때문에 생필품을 비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은 올해 쇼핑 기간에 평소보다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재기 열풍이 미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로버트 바베라 존스홉킨스대 금융경제센터 소장은 "향후 12개월 내에 TV를 사겠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이제 12주 내로 TV를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슨 홍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사재기가 많아 공급이 부족해지면 판매업체들은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중국산에는 60%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키우고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대선 이후에는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25% 관세를,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선 "100%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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