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물 3.50%~3.60% 수준…연초 대비 ‘뚝’
한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추가 조정 불가피
은행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에 수요 지속 전망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 국면에 진입하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단기금융) 금리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발행어음 금리의 하향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는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두텁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은 일부 발행어음 상품의 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기준 4%대 초중반이었던 1년물 상품들의 금리가 3.5~3.6% 수준까지 내려앉게 됐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9일 개인·법인 대상 발행어음을 모두 인하했다. 개인 투자자에 대해서는 0.1~0.25%포인트, 법인은 0.05~0.25%포인트 조정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연 3.75%)을 자랑하던 한국투자증권의 개인 1년물은 0.15%포인트 내린 3.6%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기간물이 하향 조정됐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도 개인·법인용 1년물 금리를 기존 3.60%에서 3.50%로 낮췄다. 1년물을 비롯한 전체 발행어음 상품의 금리를 최소 0.1%포인트, 최대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NH투자증권은 법인 대상 발행어음 수익률을 인하했다. 회사는 이달 2일부터 법인용 271~364일물과 1년물 두 상품에 대해서만 금리를 3.60%에서 3.55%로 0.05%포인트 조정했다.
발행어음은 고객이 증권사에 자금을 맡기면 증권사가 기업금융·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국내에서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며 내부 통제 시스템과 건정성을 갖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만이 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을 사업을 인가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증권·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 4곳만 발행어음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KB증권을 제외한 3곳이 모두 금리를 내린 셈이다.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금리를 낮추는 배경으로는 국내 시중금리가 하락한 점이 꼽힌다. 통상 발행어음 금리는 기준·시중금리 등을 기반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세계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내 탄핵 정국까지 맞물리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발행어음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 2022년 당시 발행어음 금리가 과하게 높아졌던 점을 감안하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발행어음 금리가 낮아져도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증권사 발행어음은 은행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로 투심을 모았는데 은행 예금의 금리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어 자금 이탈 현상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1월 기준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23~4.12% 수준이었으나 현재 1.98~3.5%로 조정됐다. 1년 정기예금의 최대 금리가 발행어음 1년물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이는 미래에셋증권 상품과 동일한 점을 고려하면 투자 매력도가 부각된다.
나아가 최대 금리를 제공하는 2개 예금 상품은 전 고객이 아닌 우대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 한해 제공된다. 이와 달리 발행어음 상품은 우대 조건 없이 전 고객에게 동일한 금리를 제공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금리의 추가적인 조정이 이뤄져도 수익률이 예금보다 높은 게 사실”이라며 “발행어음은 별도의 조건도 없어 단기자금을 마음 편히 넣어두고 운용하려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