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아파트값, 올 들어 1.35% 하락
화성시도 1.82% 상승에 그쳐
“개통 효과 선반영,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집값 상승 둔화”
지난해 3월 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에 이어 12월28일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개통했다.
이에 파주, 일산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 내 교통 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예정이지만, 주택시장에는 아직 찬바람이 불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TX-A 수서~동탄 구간 이후 9개월 만에 개통한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기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환승을 통해 최대 90분가량 소요되는 이동시간이 22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특히 이번 개통된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이용자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출퇴근 시간 때 열차를 집중 투입해 6분15초의 짧은 배차간격으로 열차를 운행한다.
수서~동탄 구간도 12월28일부터 열차 운행 횟수를 현 일일 52회에서 60회로 확대한다.
하지만 이러한 교통 호재에도 수도권 서북권 주택시장은 한때 GTX 호재만으로도 집값이 들썩였던 모습과는 확연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자료에 의하면, GTX-A노선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경기도 파주시 아파트값은 올 들어 1.35% 하락했다.
지난 2020년 11.48%, 2021년 19.50% 상승세를 보였지만, 금리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2022년 -1.34%, 2023년 -8.30%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3월 개통한 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의 수혜지역인 화성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020년~2021년 2년 동안 화성시 아파트가격이 무려 44.85%가 올랐지만 그 뒤로 2년 동안 집값이 떨어졌으며, GTX-A노선이 개통된 2024년에는 1.82% 상승에 그쳤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GTX-A노선 운정중앙역 역세권으로 꼽히는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면적 84.9㎡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해 12월 초 7억2000만원(28층)이었다.
이는 직전 거래금액인 11월 7억3700만원(25층)보다 1700만원 하락했고, 11월 초에 거래됐던 7억8000만원(21층)과 비교하면 6000만원 하락했다.
바로 옆 단지인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9㎡도 지난 11월 6억9000만원(19층)에 거래가 완료됐으나, 직전 거래가(10월)인 7억1700만원(17층)보다 2700만원 떨어졌다.
또 다른 개통 수혜지역인 고양시 킨텍스역 주변 아파트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킨텍스 원시티 1블록’ 전용 84.5㎡는 지난해 11월 11억원(8층)에 실거래됐지만, 직전 거래가인 10월 12억9000만원(43층)과 비교해 1억9000만원 하락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GTX 호재는 발표나 착공 당시부터 꾸준히 가격에 반영되면서 개통 이후 가격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투자 수요가 빠지고 교통 편의는 좋아진 만큼 실거주 위주로 시장 재편이 이뤄졌단 평가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좋았다면 GTX-A노선 개통이 충분히 호재로 반영돼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시장 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GTX 호재도 집값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GTX 개통이 현실화 된 후 투자 수요가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교통 여건 개선으로 실거주자들에게는 주목받을 수 있지만 투자 수요가 사라지면서 가격 상승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개통 효과가 선반영된 부분과 함께 시장 내 불확실성 확대로 집값 상승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 수요가 이탈하는 것도 있지만, 서울 집값이 올라가야 파급 효과가 나타나는데 서울 집값이 정체되면서 호재의 힘을 받쳐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