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부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이 있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을 테니 협상을 시작하자고 초대장을 보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난 김 위원장과 매우 친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도 그를 좋아했고 그가 국제 무대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이제 북한은 핵보유국가가 됐다. 사람들은 내게 북한이 엄청난 위협이라고 말했지만 김 위원장은 나의 복귀를 반기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명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 또한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역대 미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자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과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 등의 국가와 같은 반열의 '핵보유국'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더이상 제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빅딜'이 아닌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 채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만 줄이는, 즉 핵동결·군축협상과 같은 '스몰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건물을 지을 만한 입지 좋은 땅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 김 위원장이 콘도를 지을 수 있는 엄청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에는 훌륭한 해안 부지가 많다”고 말했다.
‘콘도’는 김정은 위원장이 개발하고 있는 원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 업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1·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북한의 부동산 입지가 훌륭하고, 원산이 리조트 개발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날 언급은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대화에 나오면 대북 제재를 풀고 원산 등을 같이 개발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