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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아빠차’ 타이틀, 신형 팰리세이드가 빼앗는다[면허 3년차 시승기]


입력 2025.01.23 08:30 수정 2025.01.23 08:30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6년 만에 돌아온 2세대 완전변경 모델

기상악화 속에서도 빛난 ADAS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으로 완성한 승차감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가 6년 만에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펠리세이드는 ‘아빠차’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지난 한 해 팰리세이드 판매량(2만892대) 중 법인 및 사업자(5664대)를 제외한 1만5228대에서 40대부터 70대 남성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65%에 육박할 정도로 아빠 세대가 사랑하는 자동차다.


다만 함께 ‘아빠차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기아 카니발의 위세와 비교하면 겸손해야 될 위치였다.


그러던 펠리세이드였지만 이번엔 카니발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만 하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연간 판매목표를 5만8000대로 설정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침체된 자동차 시장과 1세대 출시 첫해(2019년) 판매량이 5만2000여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공격적으로 잡은 수치다.


현대차가 자신 있게 아빠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디 올 뉴 팰리세이드’ 2.5 터보 가솔린 모델을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부터 인천 영종도까지 2시간30분 가량 시승해봤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시승한 날은 안개가 자욱하다 못해 도로 끝이 하늘과 땅의 구분이 없었고 밤이 아니란 것 외 대략적인 시간대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안개 속에 숨은 괴물과 싸우는 내용의 영화 ‘미스트’가 생각나는 날씨였다.


현실에는 영화 속처럼 괴물이 도사리고 있지는 않겠지만 잘 보이지 않는 도로표지판, 신호등, 차선, 보행자, 이로 인한 불안정한 주행 행동 등 무서운 복병들이 자리하고 있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1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더군다나 처음 이끌어보는 준대형 SUV를 안개 속에서 운전해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 시동 버튼도 생소하게 칼럼식 기어에 장착돼 있어 다소 손이 헤매면서 긴장도는 더욱 올라갔다.


그러나 막상 도로로 나와보니 앞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일반 주행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팰리세이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덕분이었다.


평소 ADAS가 운전에 간섭한다는 느낌에 불편함을 느껴 끄는 운전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기상 악화 상황에서는 이 기능의 진가를 느낄 수 밖에 없다. 마치 평소 아빠의 조언이 잔소리처럼 느껴지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내부.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안개로 차선이 애매하게만 보였고 도로의 경계도 흐릿해졌는데, 그럴수록 차의 시스템은 더 확실하게 반응했다. 팰리세이드는 차선을 이탈할 때는 아빠처럼 강하게 저지하고 멈춰 세울 때는 안전벨트에 미동이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멈췄다.


기상 상황에 따라 제한속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가변형 구간 과속 단속 구간에도 맞춰 교통 안내를 해준 점도 편리했다. 평상시에는 시속 100km 제한인 도로에서 안개 때문에 50km로 제한속도가 낮춰졌지만 내비게이션의 안내로 혼란스럽지 않았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서도 첨단 기능을 맛볼 수 있었다. HUD 화면에는 앞, 옆 차들이 일반 승용차냐, 화물차냐에 따라 크기가 변경돼 반영됐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2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디 올 뉴 팰리세이드 3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디자인은 카니발보다 덜 ‘아빠차’스럽다. 전면부는 이전 2022년 부분변경 모델의 굵은 프레임들이 빠지고 가는 선들로 배치돼 좀 더 샤프한 인상이 됐다. 현대차가 색에 대한 미감이 떨어진다고 여기는 편인데 신형 팰리세이드의 실내 디자인은 그런 편견을 깨줬다.


기존 모델 대비 각각 65mm, 15mm 확장된 전장과 전고가 주는 개방감도 좋았다. 트렁크는 뒷좌석을 폴딩하지 않으면 넉넉하지 않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트렁크.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인상적인 것은 승차감이었다. 덩치가 큰 SUV에 대중적인 차량이라 안정감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서스펜션이 세단 못지않았다. 현대차 SUV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한 영향이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위해 과속방지턱이나 포트홀과 같이 승차감을 크게 훼손하거나 차체에 충격을 주는 극단적인 주행 상황에 대응하고자 개발된 기능답게 고급진 승차감을 제공했다. 전방 카메라로 인식한 노면 정보와 내비게이션의 지도 정보를 바탕으로 서스펜션의 감쇠력을 바꿔 차체 움직임을 제어하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노면의 거친 부분을 모두 흡수한 듯한 서스펜션은 우리나라 도로 포장 기술에 대한 의구심을 날려줬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주행 속도 면에서는 큰 덩치를 고려하면 답답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가속페달을 밟자 다소 큰 배기음 소리로 생색을 내며 속도를 냈다. 바로 앞으로 치고 나간다기보다는 반 박자 늦게 속도가 급하게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팰리세이드 2.5 터보 가솔린 모델은 최고 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f·m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9.7km/ℓ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이런 아쉬운 점도 해소된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시트가 하단은 움푹 내려가고 허리 부근은 좁혀지면서 운전자를 좀 더 단단하게 잡아주면서 안정감을 줬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후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디지털 센터 룸미러도 익숙하지 않은 탓에 그리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시간대에 따라 빛반사 때문에 잘 안 보이기도 했다.


이날 탑승해봤던 2.5 터보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가격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383만원 ▲프레스티지 4936만원 ▲캘리그래피 5586만원이며, 7인승 ▲익스클루시브 4447만원 ▲프레스티지 5022만원 ▲캘리그래피 5706만원이다.


2분기 중 출고될 예정인 2.5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982만원 ▲프레스티지 5536만원 ▲캘리그래피 6186만원이며, 7인승 ▲익스클루시브 5068만원 ▲프레스티지 5642만원 ▲캘리그래피 6326만원이다. 이는 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이다.


▲타깃

-뭐든지 다 해주는 든든한 아빠같은 자동차를 원한다면

-카니발보다 젊은 아빠차를 고른다면


▲주의할 점

-미혼이건 딩크족이건 타는 순간 ‘아빠차’

-넉넉한 크기만큼 넉넉한 주차공간이 없다면 귀가 때마다 스트레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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