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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신용카드 1600만장 육박…카드사 ‘속앓이’


입력 2025.02.03 06:00 수정 2025.02.03 06:00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서랍 속 방치된 카드 1581만장…전년比 13%↑

휴면카드 증가세 지속…과열경쟁 영향 지적도

금융범죄 노출 위험…금융당국도 정리 유도

신용카드 이미지. ⓒ연합뉴스

장롱 속에서 1년 넘게 묵어 가는 휴면 신용카드가 1600만장을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도 카드사들은 이벤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카드 발급에 집중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 새로운 카드 상품을 출시하고 기존 카드 혜택은 중단시켜 휴면카드 증가에 방임하고 있단 지적이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에서 발급된 카드 중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 신용카드는 1581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수치다.


휴면카드는 최종 이용일 시점으로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개인·법인 신용카드를 뜻한다.


카드사별로 보면 휴면카드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휴면카드 수는 243만4000장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08만8000장) 대비 16.6% 늘어난 수준이다.


2024년 카드사별 휴면카드 수.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신한카드는 232만5000장을 기록하며 현대카드 뒤를 이었다. 신한카드 역시 같은 기간 대비 8.1% 증가했다. 국민카드는 9.5% 늘어난 220만장을 기록했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219만1000장, 205만5000장으로 집계되며 같은 기간 각각 12.5%, 10.8% 늘어났다.


하나카드는 17.0% 증가한 169만9000장을, 우리카드는 8.5% 늘어난 168만5000장으로 집계됐다. BC카드는 122만5000장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30.5% 급증했다.


휴면 신용카드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4분기 말 기준 카드사에서 발급된 휴면 신용카드 수는 1399만3000장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 1분기 말 1442만4000장 ▲2024년 2분기 말 1487만7000장 ▲2024년 3분기 말 1535만8000장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휴면 신용카드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과열된 고객 확보 경쟁이 꼽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됐지만 카드사 입장에서 고객 수 한 명이라도 늘리고자 상품 출시에 힘쓰고 있다”며 “기존 카드 고객도 다시 신용카드를 활성화할 수 있게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휴면 신용카드는 각종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이와 관련 문제를 방지하고자 지난해 금융당국은 휴면카드를 손쉽게 통합조회하고 이를 해지하거나 이용 신청할 수 있도록 ‘내카드 한눈에’ 서비스를 개편한 바 있다.


그간 소비자들은 카드사들 통해서만 휴면카드를 해지할 수 있었지만, 해당 서비스를 통해 손쉽게 휴면카드를 정리할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휴면카드 증가세는 카드사들이 새 상품 출시 열중과 더불어 기존 카드의 혜택을 단종시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는 갖고 있던 카드의 혜택이 줄자 사용을 안하고 서랍 속에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휴면카드는 카드사 입장에서 보안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간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이고 소비자 측면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가 있다”며 “휴면카드 정리는 카드사와 소비자 모두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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