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논란’ 소싸움, 무형유산 지정 조사 중단

"민속놀이로서의 가치는 인정하나 인류 보편적 가치 고려"

'2023년 청도소싸움축제' 모습. ⓒ연합뉴스

소싸움을 둘러싸고 전통문화로서의 가치와 동물 학대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기로 결정됐다.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가유산청 무형유산위원회는 이달 초 무형유산위원회 전통지식분과 회의를 개최해 소싸움을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으로 지정할 조사 계획을 올해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위원회는 학술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속놀이로서의 가치는 일부 인정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 등을 고려해 지정 조사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소싸움은 뿔이 달린 두 마리의 소가 맞붙는 전통 민속놀이로, 경북 청도 등에서 민속 행사로 개최돼 왔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소싸움은 약 2000년 전 우리나라에서 소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가유산청은 소싸움의 무형유산 지정 가치를 조사하려 했으나, 동물보호단체와 환경단체의 반발 및 사회적 논란 우려로 절차를 보류한 바 있다. 이후 전문가 회의를 통해 학술 조사를 진행했으나, 지정 조사 추진은 하지 않기로 결론냈다.

동물권행동 카라·동물자유연대·동물해방물결 등으로 구성된 '동물 학대 소싸움폐지 전국행동'은 이 결정을 환영하며, 소싸움은 동물 학대이자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라고 강조했다. '동물 학대 소싸움폐지 전국행동'은 논평에서 "소싸움을 전통이라 주장하며 세금을 투입해 지속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대회를 중단할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