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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트럼프 입'에 지옥·천국 오갔다


입력 2025.02.04 11:45 수정 2025.02.04 12:32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관세 강행에 1만弗 하락·유예에 1만弗 재상승

3조원대 선물 포지션 강제 청산도

가격 회복에 "2월 강세", "연말 3억원" 전망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가상자산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 요동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발언에 9만2000 달러까지 떨어졌다. 다만 관세 부과가 1개월 유예되자 하루 만에 10만 달러를 회복했다. 이때 나타난 변동성은 상승 1500만원·하락 1500만원 등 3000만원 수준이다.


4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를 통해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멕시코에 부과하기로 했던 25%의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사실상 관세 적용을 받지 않았던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25%의 관세를,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더해 10%를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후 캐나다는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며, 멕시코는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관세 강행 발언 후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가격은 급락세를 보였다. 2월 3일 오전 9만9000 달러대에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해당 소식 이후 9만2000 달러대까지 하락했다. 다른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자산)은 10%~30% 넘는 하락 폭을 보이기도 했다. 전 세계 통상 분쟁에 대한 긴장감에 따른 자금 이탈로 예상된다.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통상 분쟁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사진은 3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표시된 가상자산 실시간 거래 가격. ⓒ연합뉴스

가상자산 시장 가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선물 시장에서는 3조원 이상 규모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기도 했다. 상승 혹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급격한 변동성에 따라 보유했던 투자 계약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3일 12시 기준 24시간 동안 강제청산된 가상자산 선물 포지션은 21억8000만 달러(약 3조2000억원) 수준"이라며 "이 기간 코로나 사태, FTX 파산 때보다 더 큰 규모의 강제청산이 나타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저녁 관세 유예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은 다시 10만 달러 선을 회복, 한 때 10만2000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비트코인은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후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초기 손실을 줄이며 10만 달러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왼쪽)와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P/뉴시스

관세 유예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 국부 펀드 설립 소식도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미국 국부펀드를 설립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은 향후 12개월 내에 시행될 예정이며, 미국 재정 운영의 자산 측면을 수익화하기 위한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펀드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티에리온의 웨인 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국부펀드 설립은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캔터 피츠제럴드 CEO 하워드 러트닉과 재무장관인 스콧 베센트가 이끌게 되는데 이 두 사람 모두 비트코인을 좋아한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매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 월간 수익률 표. 코인글래스 갈무리.

비트코인이 전날 나타난 변동성에 불구하고 다시 10만 달러를 탈환하자 업계에서도 2월 강세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마켓 플랫폼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13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2월에는 대체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락이 나타난 해는 2014년(-31.03%), 2020년(-8.6%)뿐이었다.


미국 월스트리트 소재 리서치 업체인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발 무역 전쟁 우려에 비트코인에 매도세가 발생해 하락이 나타났지만, 비트코인은 조만간 안전 자산 우선 심리(risk-off)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 적자 감축 수단으로 가상자산을 채택하고, 금융 기업들이 재무제표(대차대조표)에 가상자산을 부채로 기록하게 하는 회계지침인 SAB-121을 폐지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말이면 20만 달러(약 3억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글로벌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의 제프리 박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관세 전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고,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며 "관세 전쟁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전 세계적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어 비트코인과 같은 가치 저장 자산에는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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