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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탄 맞은 K-철강, 中·日 반덤빙 제소 결과 '촉각'


입력 2025.02.12 11:43 수정 2025.02.12 14:16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중국 후판 반덤핑, 이달 중 결과 발표

열연 강판, 19일 조사 개시 여부 결정

포스코 포항제철소. ⓒ연합뉴스

'트럼프 관세 리스크'로 한국 철강 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일본 수입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무역위)에 제소한 중국산 후판 반덤핑 예비판정은 늦어도 이달 말 발표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조사에 착수한 정부는 관련 규정상 5개월 이내에 결과를 내놔야 하는 만큼 이달 중순이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 가격이 국산 가격보다 현저히 낮아 국내 철강 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이유에서 덤핑 여부 조사와 반덤핑 관세를 요구하는 제소를 신청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산 후판 가격은 t당 90만원 선이지만, 중국산은 6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은 통상 배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조선사들과 후판 가격 협상을 수시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국산 제품보다 20~30%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은 가격 협상력을 잃고 수익성마저 놓치는 실정이다.


업계에선 지난달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21.62%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 만큼 이번 후판에 대한 관세도 부과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중 분쟁으로 높아진 무역 장벽에 중국의 수출품이 인접국으로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중국산 후판의 관세 부과 결정은 국내 업체들의 숨통을 트이게 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 ⓒ현대제철

다만 중국·일본 열연강판에 관한 반덤핑의 경우 국내 철강사들의 이해관계가 갈린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얇게 펴 만든 철판 형태의 반제품으로 자동차용, 강관용 등 산업 전반에서 사용된다. 현대제철은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무역위에 제소했다. 현재 무역위는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실무작업을 진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로(용광로) 운용사들은 일본과 중국의 저가 제품 유입으로 덤핑 방지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반면, 고로사로부터 열연 강판을 공급받아 완제품을 만들어 내는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등 제강사들은 가격 협상력을 잃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제강사들 입장에선 반덤핑으로 수입 열연강판 가격이 높아지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반덤핑 조사 개시가 일본과의 관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사 개시가 일본의 덤핑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일본 측이 관세 부과 요청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측은 최근 국내 철강업계가 반덤핑 조사를 요청하자 한국에 대해 무역 조치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 철강사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상황인데 국내 내부에서도 서로 의견이 다른 상황"이라며 "밸류체인 별로 이해관계가 있는 만큼 여러 상황을 고려한 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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