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와 관련해 일본 기업을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주미 일본대사관을 통해 미국 정부에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며 “우리는 이번 관세조치의 내용과 영향을 충분히 조사하면서 필요한 대응을 확실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3026억엔(약 2조 8600억원) 규모다. 전체 미국 수출제품 가운데 1.4%를 차지하고 있다. 또다른 관세대상으로 지정된 ‘알루미늄과 합금’의 대미 수출액은 245억엔(0.1%)이다. 관세가 공식 발효되는 다음달 12일까지 남은 한달여 간 ‘관세면제국’에 포함되도록 세계 각국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전망이다.
일본은 전임 조 바이든 정부에서 ‘관세 할당제’를 활용해 2022년 4월부터 철강 수출품에 대해 125만t까지 관세 면제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치에 서명하면서 “예외는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호주 등에는 이미 ‘예외 조치’ 여지를 남긴 만큼 일본도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와 ‘관세 부과 예외조처’를 유지하기 위한 협의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관세조치 시행까지 한달간 유예기간이 마련된 만큼 향후 관세면제 조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밀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관세 부과 제외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일본무역보험(NEXI)을 통해 기업 피해액을 일부 보상해줄 방침이다. 일본무역보험은 일본 정부가 운영하는 공적 무역보험 제도다.
일본 기업이 관세 등 국가 간 분쟁에 휘말려 손실을 보면 피해를 일정 부분 보전해준다. 무역보험을 활용해 철강 수출기업들의 관세인상 부담이 상쇄되면 일본 철강제품의 가격인상 압박이 완화돼 종전과 비슷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다음달 1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