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 수확
여자 바이애슬론서 26년 만에 메달 2개 이상 획득
스노보드 이채운 등은 세계정상급 기량 갖춰 내년 올림픽 기대감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설상 종목의 기대 이상 성과는 빙상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한국 동계 스포츠에 큰 희망을 안겼다.
13일 스노보드와 바이애슬론, 산악스키 등 하얼빈 아시안게임 설상 종목 경기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설상 종목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 등 총 1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스노보드 종목에서 금메달 2, 동메달 3개를 획득했고, 프리스타일 스키에서는 금메달 1, 은메달 1, 동메달 3개로 5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이 밖에 바이애슬론(금메달 1, 은메달 1)과 알파인스키(은메달 2)에서도 값진 성과를 냈다.
프리스타일 스키와 바이애슬론은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프리스타일스키 하프파이프에 출전한 이승훈은 결선 97.50점의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여유있게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취약 종목으로 평가 받았던 여자 바이애슬론에서는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전남체육회)를 앞세워 2개의 메달이 나왔다.
지난 11일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에 나선 압바꾸모바는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13일에는 고은정(전북체육회), 아베 마리야(포천시청), 정주미(포천시청)와 팀을 이뤄 나선 여자 계주 4×6km 경기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바이애슬론 선수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2개를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한국 바이애슬론이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2개 이상을 수확한 것은 1999년 강원 대회(동메달 2개) 이후 무려 26년 만에 쾌거다.
아직 일부 선수들은 어린나이 임에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춰 내년에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스노보드의 간판 이채운은 정작 주종목인 하프파이프에선 6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2006년생인 이채운은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역대 최연소 기록(16세 10개월)으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인 기량을 갖춰 이번 대회 금메달이 유력시됐다.
하지만 예선에서 공중 4회전의 고난도 기술을 펼치고도 거센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6위를 기록했고, 기상악화로 결선이 열리지 않아 대회 2관왕의 꿈을 아쉽게 접었다.
하얼빈에서 정상 등극에 실패했지만 이채운은 내년 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이번 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김건희(시흥매화고)는 이제 2008년생에 불과해 한국 스노보드의 미래를 더욱 밝히고 있다.
그간 한국 설상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한 개를 가져오는데 그쳤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니선 이상호가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서 은메달이 획득한 게 유일하다.
하지만 하얼빈에서 자신감을 얻은 한국 설상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서 경쟁력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