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부동산의 결합, 시대적 과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래의 부동산시장은 더욱 스마트화되고, 고객 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데일리안DB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래의 부동산시장은 더욱 스마트화되고, 고객 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블록체인과 부동산의 결합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블록체인(block chain)은 관리 대상 데이터를 '블록'이라고 하는 소규모 데이터들이 P2P 방식을 기반으로 생성된 체인형태의 연결고리를 기반으로 분산 데이터 저장 환경에 저장하여 누구라도 임의로 수정할 수 없고, 누구나 변경의 결과를 열람할 수 있는 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의 원장관리기술이다.

부동산에 관한 투자, 관리, 매매 등의 복잡성과 전문성은 일반인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런데 블록체인과 융합하면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은 모든 부동산에 관한 정보를 안전하게 기록하고, 투명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개업공인중개사에게 중개를 의뢰하지 않고 당사자끼리 안전하게 거래를 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개발업자가 개발한 부동산을 블록체인에 등록하고 소비자는 블록체인에서 부동산정보를 확인하고 매수하게 되면 부동산 사기나 거래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에는 계약서 작성, 거래대금지급, 등기이전 등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컴퓨터를 통한 클릭만으로 거래를 완료할 수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은 부동산거래의 모든 단계를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당사자들이 더 쉽게 거래를 할 수 있다. 결국 블록체인은 부동산거래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거래당사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게 된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모든 거래의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변경이 불가능한 형태로 기록되기 때문에 등기에 공신력이 없는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이는 소유권에 대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과 결합하게 되면 부동산산업과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탄생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임대관리 회사는 블록체인을 통하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료 징수업무도 간소화할 수 있다. 이는 부동산관리의 비용을 줄여 임대료의 인하를 가져올 수 있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블록체인기술이 부동산투자와 결합하여 등장한 STO(Security Token Offering)가 있다. 쉽게 설명하면 조각투자이다. 기업이나 프로젝트가 필요한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즉,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디지털 자산을 만들고 이를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부동산은 거래금액이 높아서 소액으로 투자를 할 수 없다. 그런데 이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오피스빌딩을 개발한 개발업자가 빌딩을 기반으로 한 STO을 발행하게 되면 투자자가 이를 소액 또는 필요한 만큼 매수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지분만큼의 빌딩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현재의 공유지분방식과 많은 차이가 있다. 부동산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토큰화를 하면, 더 많은 투자자가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되고, 블록체인에 기록되면 모든 부동산거래의 내역이 투명하게 관리된다. STO를 통하여 발행된 토큰은 거래소에서 매수 또는 매도가 가능하다. 이는 부동산의 유동성 부족이라는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자산에 대한 유동성을 높여주어, 투자자들이 필요 할 때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2018년 설립된 카사코리아는 국내 최초의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KASA)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 법의 틀에서 신탁부동산수익증권방식으로 사업화하였다. 이를 좀 더 대중화나 활성화를 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의 기반에 대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현재의 법률체계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부동산 서비스 관련 산업은 영세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신뢰성과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법률과 규제가 필요하다. 따라서 블록체인과 부동산의 융합으로 부동산거래가 안정성을 확보하고,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혁신적인 부동산 관련 서비스업이 육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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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