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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딸이 불러낸 '전두환·노태우의 망령' [데스크 칼럼]


입력 2025.03.10 14:20 수정 2025.03.10 14:28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고(故)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아들, 딸들이 나란히 구설에 올랐다.ⓒ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 고(故)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아들, 딸들이 나란히 구설에 올랐다. 모두 역사적 진실에 엉뚱한 해석을 붙여 논란을 자초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과 사상, 양심, 출판의 자유 등을 인정해야 마땅하지만, 주인공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니 얘기가 달라진다.


앞서 4일 방송된 MBC 'PD수첩'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가 지난달 17일 열린 '자유와 정의를 실천하는 교수 모임'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및 집회 참가자를 두고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대구, 광주에서까지 마치 6·25 전쟁 당시 꽃처럼 산화했던 학도병들을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거 부정을 포함한 모든 사태의 배후에 중국 공산당이 개입됐다면 우리는 '피를 흘릴 각오가 돼 있는가'란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내란 수괴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것이다.


▶ 최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은 어린이용 '만화로 읽는 인물이야기, 대통령 노태우'를 전국 20여 곳의 도서관에 배포했다. 재단법인 보통사람들의시대 노태우센터가 지난해 10월 출간한 이 책은 200쪽 분량 어린이 대상 그림책으로 노 전 대통령의 생애를 담았다.


그러나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룬 주인공이라든가 서울올림픽 개최와 북방정책 등 긍정적인 부분만 묘사해 노 전 대통령 미화 도서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노 관장과 노 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고 부친을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해 정치권의 공분을 샀다.


'만화로 읽는 인물이야기, 대통령 노태우' ⓒ독자제공

▶ 이들 일가의 이런 언행에 공교롭다는 뒷말이 나온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픈 역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 대통령은 비자금 축재 혐의로 지난 1997년 대법원에서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지만, 여전히 867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은 딸인 노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불거진 바 있다.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에 따르면 지금까지 드러난 노태우 일가의 은닉 자금은 노 관장이 이혼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하면서 확인된 김 여사의 904억원 비자금 메모, 2007~2008년 적발했지만, 당국이 수사하지 않은 214억원+α,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김옥숙 여사가 동아시아문화센터로 기부한 147억원, 2023년 노태우센터로 출연된 5억원 등 1000억원을 넘어선다.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고 했다. 최근의 정치·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과거에 대해 일방적으로 미화나 윤색, 변명을 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부정 축재 은닉재산의 전모부터 먼저 털어놔야 할 것이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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