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사업비 15조6427억…작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출범
현건 컨소시엄, 내달 기본 설계 제출…연말까지 실시 설계
조류 충돌·안개 등 우려엔…“이·착륙 안전한 공항 만들 것”
올해 토지보상·인허가 작업 완료 목표…현장지원센터 오픈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은 단순히 비행장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닙니다. 신공항을 통해 여객과 물류 등 관련 산업들이 집약돼 지역의 성장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이윤상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
지난 27일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대항전망대를 찾았다. 향후 활주로가 들어설 국수봉 일대는 간간이 오고 가는 배 몇 척만 보일 뿐 잔잔하고 고요하기만 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김해공항의 1.8배가 되는 공항을 짓는 사업이다. 공항에 대한 사업비만 13조7011억원으로 도로 6468억원, 철도 1조2948억원을 포함해 총 15조6427억원 규모 사업이다.
지난 2021년 3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돼 같은 해 9월 시행된 후 사업이 본격화됐으며 지난해 4월에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출범했다.
이윤상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은 이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출범 이후 조직과 시스템 등 운영 기반을 마련해 왔으며 7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시행자로 지정을 받았다”며 “현재 여객 터미널 부대 건물 설계를 시작했고 각종 교통 및 환경 영향평가 등의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가덕도신공항은 인근의 부산항 신항 개발과 연계 개발을 통해 여객 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물류허브 공항으로써의 역할도 맡게 된다. 준공은 오는 2031년 12월이 목표지만 개항 목표 시점은 약 5년 뒤인 2029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대상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등)이 기본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 이사장은 “기본 설계는 내달 28일 제출될 예정”이라며 “이후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서 적정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희망으로는 해당 절차 후 6월부터 실시 설계를 시작해 11월까지 끝내고 후속 절차를 밟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 설계와 함께 가설 건축물, 현장 진입로 등 우선 시공분은 실시 설계를 마친 내용을 제출해야 하는데 적격 제출되면 우선 시공분은 올해 착공할 수 있다”며 “입찰 안내서를 통해 오는 2029년 12월 개항, 전체 공기 84개월을 명시해 놨기 때문에 이 목표가 흔들림 없이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공항 주요 시설로는 폭 45m, 길이 3500m의 활주로 1개와 20만㎡ 규모 여객터미널, 1만7000㎡ 규모 화물터미널 등이 들어선다.
공단에 따르면 오는 2065년 기준 예상되는 항공수요는 국제 여객 2326만명, 국제화물 33만5000톤 수준이다. 공항부지조성공사는 육상 구간을 발파한 후 해상 구간을 매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지역주민들이 모두 반기는 것은 아니었다. 대항전망대에서는 지난해 말 무안공항 참사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을 마주치기도 했다.
무안공항 사태 원인 중 하나로 조류충돌이 지적됐는데 가덕도신공항의 경우 철새 도래지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공단은 조류충돌을 비롯해 매립 공법 및 바람, 안개 등에 대한 공항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이사장은 “신공항의 조류충돌 횟수가 다른 공항보다 몇 십 배 더 높다는 것은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도출된 숫자”라며 “다른 공항의 조류 충돌 횟수는 조류 충돌 예방 활동 결과가 반영됐고 신공항은 현재 조류 활동을 토대로 단순 추정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 공항보다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상 매립 과정에서도 매립 연약 지반을 안정화한다면 부등침하 등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안개 문제에 대해서는 시정거리가 200m만 확보돼도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활주로 및 방향의 방향에 대해서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문제라 재검토를 했다. 지난 1997년부터 2023년까지 27년 간 자료를 확인한 결과, 주풍은 북서풍인데 센 바람은 동쪽에서 불어온다”며 “바람의 방향성이 기본 계획에서 검토한 것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가덕도신공항건설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지만 경제성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어서다.
이 이사장은 “지방은 공항뿐 아니라 도로와 철도 등 경제성이 뛰어난 사업이 없다”며 “다만 공항의 특성을 고려하면 공항 건설 자체 비용은 상당히 많이 들지만 철도나 도로와 달리 노선을 만드는 데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단은 올해 토지 보상과 각종 인허가를 받는 데에 집중한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단은 최근 신공항 부지 내 폐교된 천가초등학교 대항분교를 개보수해 현장지원센터 문을 열었다.
이 이사장은 “국토부가 2023년 6월 부산시에 보상에 대한 업무를 위탁해 부산시가 육지보상과 바다보상을 나눠 진행하고 있으며 내 달부터는 육지보상이 시작된다”며 “연말까지 모든 보상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단이 49개 인허가, 그 중 19개의 핵심적인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인허가 작업이 잘 진행돼 실시계획 승인을 잘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