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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신드롬 뒤…한국 문학 ‘현실’은? [변화하는 문학①]


입력 2025.04.01 08:11 수정 2025.04.01 08:1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한강 바람 타고 함께 주목 받은 한국 문학

높아진 '위상'엔 의견 분분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한국 문학계의 ‘경사’였다. 기존 판매 부수가 57만부였던 한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수상 이후 120만부가 새롭게 판매되며, 약 두 달 만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 작가의 도서들이 모두 베스트셀러 목록에 ‘줄 세우기’를 했으며, 한 작가의 도서는 물론 다른 작가의 수상작에도 관심이 쏠리며 ‘문학’의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게 했다.


지난해 10월 문화 콘텐츠 플랫폼 예스24의 집계에 따르면,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한강 작가의 도서를 제외해도 ‘국내 도서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특히 노벨문학상 영향으로 문학 구매자가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최단 기간 밀리언셀러를 돌파한 한강 작가의 저서를 제외한 집계를 살펴봐도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이 전년 대비(10월10~16) 49.3% 증가했다.


제주시 남문서점 한 켠에 마련된 한강의 작가 코너ⓒ뉴시스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한 김주혜 작가의 ‘작은 땅의 야수들’은 이 시기 전년 동기 대비 117배 판매가 증가했고,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로 선정된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52배, 2024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된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는 257배 판매가 급증하는 등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하거나 후보로 오른 도서들도 독자들의 관심을 함께 받았다.


한 작가가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에게 추천했다고 알려진 ‘긴 호흡’과 ‘올리브 키터리지’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00%, 2466.7% 증가하며 ‘한강 효과’의 파급력을 실감케 했다. 예스24 관계자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독자들이 다른 책들도 함께 구매하며 오랜만에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라고 반가움을 표했었다.


다만 문학의 위상이 실제로 높아진 것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한 작가의 ‘소년이 온다’가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10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그의 작품들이 ‘줄세우기’를 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그의 수상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에세이’ 혹은 ‘구작’들이 인기를 얻으며 ‘요즘’ 독자들의 독서 경향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었다.


한 예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도둑맞은 집중력’ 등 자기계발서가 지난해 상반기 예스24 베스트셀러 1, 2위를 차지했으며 문학 분야에서는 양귀자의 ‘모순’을 제외하면, ‘이처럼 사소한 것들’, ‘삼체’ 시리즈 등 영화, 드라마의 원작들이 관심을 받고 했던 것. ‘쉽고 가볍게’ 또는 영화·드라마의 원작, ‘셀럽’의 추천이 없으면 독자들의 관심을 받기 힘든 것이 문학 장르였다.


‘한강 신드롬’이 서점가를 강타했지만, 한 출판사 관계자는 “당시엔 오히려 신작을 내면 관심을 받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며 ‘한강 쏠림 현상’을 우려하기도 했었다.


한 서점 관계자는 “한 분야의 책이 인기를 얻었을 때 그것이 해당 장르를 향한 관심으로 확대가 쉽지는 않다. 특히 요즘에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시기엔 더욱 그렇다”며 “문학을 향한 ‘반짝 관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결국 좋은 책들이 꾸준히 나와서 문학 자체의 힘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 그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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