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2500, 하반기 신제품에 탑재될까
발열 등 성능 저하 문제로 2500 실패 맛 봐
엑시노스2600 준비 병행...S26 탑재 도전
전문가 "자체AP는 갤럭시 부활 이끌 것"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500'과 '2600' 양산 준비를 병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개발 성과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여러 번 좌초를 겪으며 경영진단까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향후 출시 예정된 모델에 탑재되며 'AP 자립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모바일 AP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시스템반도체, 메모리를 하나로 집적한 칩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연산과 멀티미디어 등 핵심 기능을 담당하며 두뇌 역할을 맡는다.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지난해 양산하려던 AP다. 당초 갤럭시 S25에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공정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양산에 실패했다. 결국 갤럭시 S25 시리즈의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으로 대체됐다.
그간 엑시노스 칩은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됐다가 제외되기를 반복해 왔다. 엑시노스 2300은 갤럭시 S23 시리즈에 탑재되지 않았고, 엑시노스 2400의 경우 갤럭시 S24 시리즈의 일부 모델에만 탑재됐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해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데, 갤럭시S25 시리즈에 엑시노스2500을 탑재하는 데 실패한 것이 적자 폭을 키운 원인으로 분석된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시스템LSI사업부는 공정 개선에 집중하며 엑시노스 2500 양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 7' 혹은 '갤럭시Z플립 FE' 등에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될 예정이다. 엑시노스2500이 하반기 신제품에 탑재되기 위해선 대략 4월 중에는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로 공급돼야 한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자체 AP 개발의 성공이 수조원 가량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만큼 삼성 내부에선 '마지막 기회'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DX부문 전체 원재료 매입액 가운데 10조9326억원이 모바일 AP 비용이다.
양산 준비를 병행하고 있는 엑시노스 2600의 공급 가능성도 업계의 관심거리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산하에 성능 향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며 공정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2600는 올해 5월경 시제품 양산에 돌입한 후 올해 말 갤럭시S26 탑재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스템LSI 사업부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경영진단은 이르면 4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영진단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글로벌리서치 내 경영진단실은 사업구조뿐 아니라 투자시점과 전략수립 과정, 인력운영 체계까지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 엑시노스 조직에 대한 설왕설레도 이어진다.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개발을 반도체(DS) 부문에서 모바일경험(MX)사업부로 옮기려 한다는 '이관설'이 나온다. 특히 이번 경영진단 과정에서 '이관설'이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쟁사인 애플이 자체적으로 AP를 설계하고 있는 만큼 삼성도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MX 사업부가 직접 설계를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자체적인 AP 개발은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많다. 공정에서 안정화를 이끌어냈다는 게 가장 큰 의미기 때문에 많은 고객사에도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일"이라면서 "비용 절감, 실적 개선 등 여러 부분에서 상황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양산에 성공하며 성과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