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소상공인 시장 빈틈 노린다
역량·재방문율 등 다면적인 분석 통해
'사장님'만을 위한 혁신 상품 개발 예정
제4인뱅의 유력한 후보인 한국소호은행이 청사진을 공개했다. 기존에 없었던 '사장님만을 위한 대출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금융당국이 평가 기준으로 '사업모델의 혁신성'을 내세운 만큼, 한국소호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업의 새로운 메기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혁신'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소호은행은 소상공인 전용 여신 상품을 내놓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시중은행과 인뱅에도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은 있었지만, 우리나라 금융업의 특성상 대기업 위주의 구조가 지배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소호은행의 주축인 한국신용데이터(KCD)의 데이터를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KCD는 소상공인 매출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용점수 뿐 아니라 매출, 업종 특성, 재방문율 등 세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주의 신용평가를 보다 입체적으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소호은행이 설명한 궁긍적 목적은 '자원의 배분'이다. 신용점수는 낮지만 사업 역량이 뛰어난 소상공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등 금융 자원을 정밀하고 정확하게 나누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상품들도 공개했다. 우선 소상공인들이 일시적인 현금 부족 문제를 겪더라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공급망 금융' 상품을 소개했다.
'나중 결제'는 사업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때 은행이 먼저 돈을 내주고 나중에 사장님으로부터 돈을 받는 방식이다. '오늘 정산'은 거래처로부터 나중에 받을 돈을 은행이 미래 내주고 나중에 거래처로부터 받는 방식이다.
'맞춤형 지원금·대출 연결' 서비스도 제공한다.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정책 금융을 자동으로 맞춤 추천하겠다는 것이다.
또 고금리 대출을 중저금리 대출 1건으로 대환해 통합하는 '채무통합론'도 제공하기로 했다. 여러 금융사로부터 여러 건의 대출을 받은 사업자와, 사업 역량을 제대로 판단받지 못해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김동호 KCD 대표는 "사장님들은 돈을 구하러 은행에 오지, 대출을 받으러 은행에 오지 않는다"며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신용등급을 회복해 사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안정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호은행의 초기 자본금은 3000억원 규모로, 영업 개시 후 4년차에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컨소시엄 태스크포스를 이끌고 있는 신서진 한국결제네트웍스 대표는 "데이터를 통한 지원금 사업, 공동대출, 플랫폼 광고사업 등을 통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25% 이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기존 은행들은 금융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4인뱅의 인가 여부는 금융당국의 평가를 거쳐 오는 6월 결정될 예정이다. 최근 한국소호은행을 비롯해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곳의 컨소시엄이 출사표를 냈지만, 사실상 한국소호은행의 독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소상공인 사업장 종사자임에도 아직까지 소상공인 전문은행은 없었다"며 "그들에게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