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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부진에 투자여력 한계…LG화학, 통풍 치료제 접고 항암제 '올인'


입력 2025.04.02 14:10 수정 2025.04.02 14:29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낮은 수익성이 원인, 통풍 치료제 임상 중단

두경부암 치료제 등 항암 신약 개발 집중

석유화학 등 전반적인 사업 부문 실적 악화 영향

LG화학은 통풍 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LG화학

LG화학이 통풍 치료제 개발을 중단, 시장성이 더 큰 항암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차원의 결정을 내렸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석유화학 실적이 악화되면서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생명과학 부문 투자를 선별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통풍 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자진 중단했다. LG화학은 임상 결과 티굴릭소스타트의 안전성과 우월성을 확인했지만 상업화 가치를 고려한 전략적 자원 재배분 결정에 따라 임상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티굴릭소스타트는 통풍의 주요 원인인 요산을 생성하는 효소 ‘잔틴 옥시다제’ 발현을 억제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티굴릭소스타트는 LG생명과학이 LG화학으로 합병되기 전부터 개발을 진행해 계열 내 ‘베스트-인-클래스’를 목표하고 있었다. 2022년에는 한국과 미국, 유럽 등 21개 국가에서 임상 3상을 승인 받았으며 가장 유력한 국내 39호 신약 후보로 꼽혀 왔다.


그러나 LG화학은 티굴릭소스타트 투자비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경제성 측면에서 투입 비용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LG화학은 티굴릭소스타트 임상 3상에만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대신 LG화학은 항암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2023년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며 두경부암 치료제 ‘파이클라투주맙’ 신장암 치료제 ‘티니보-2’ 암액질 치료제 ‘AV-380’ 등의 파이프라인을 갖추게 됐다. 이 중 두경부암 치료제 파이클라투주맙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2028년 첫 번째 항암제를 출시해 미국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LG화학이 항암제로 전략을 수정한 배경에는 석유화학 부문 등 사업 전반의 수익성 부진이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9조9161억원, 영업이익 91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63.8% 줄었다. 특히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매출 19조89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에서 1360억원 적자를 냈다.


사업 부문별로 석유화학, 첨단소재, 에너지솔루션, 팜한농 등이 모두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투자 여력이 약해졌다. 생명과학의 경우 영업이익이 2023년 290억원에서 2024년 1100억원으로 약 230% 급증했지만 회사 전체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단기간 내 투자비 회수가 어려운 프로젝트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졌다. 이번 통풍 치료제 개발 중단도 수익성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이 집중하겠다고 밝힌 두경부암 치료제 성장세도 긍정적 요인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미국 시장 내 두경부암 치료제 규모는 2023년 2조원에서 2028년 3조5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두경부암 환자가 늘어나며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통풍 치료제 개발 중단을 결정했음에도 지금까지 비용 처리로 계산해 재무상 손실은 없다”며 “현재 LG화학은 생명과학 부문 연구개발에 4000억원대 투자를 집행하고 있고 기존의 적극적 신약 투자 기조를 보다 시장성이 큰 항암제 중심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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